'급발진은 없었다?' 정부가 9일 급발진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 자동차에 대한 3차 민관 합동 조사에서 내린 결론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대구 앞산순환도로에서 발생한 YF쏘나타 사고 등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6건의 사례 모두에서 급발진을 유발한 만한 기계적 결함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급발진 추정 사고가 자동차의 결함이 아니라 운전자 과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둔 것이어서 앞으로도 책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조사에서 사고 기록 장치(EDR)와 제동 시스템 등 기계 장치의 작동 여부를 정밀 조사했다. 대구 YF쏘나타 사고의 경우 EDR 분석 결과 사고 발생 5초 전의 차량 속도가 시속 96㎞, 충돌 당시 시속 126㎞로 나타나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운전자의 주장은 이와 다르다.
물론 연간 수백 건씩 발생하는 급발진 의심 사고가 모두 기계적 결함 때문은 아닐 것이다. 운전자의 착각이나 실수로 인한 사고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사고 원인을 밝혀낼 방법이 없기 때문에 차체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실수라는 논리는 맞지 않다.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것과 결함이 없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EDR이 차량의 모든 작동 상황을 정밀하게 기록하는 장치로서 신뢰할 만한가에 대해서도 의심해 봐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상반기 중 인위적으로 급발진 가능 상황을 조성해 실제로 급발진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보는 공개 재현 실험을 벌이기로 했다니 어떤 결론이 나올지 일단 기다려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운전자의 불안을 불식시켜야 한다. 또한 급발진 추정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대책도 면밀히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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