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실크로드 탐험대 中 시안 도착

입력 2013-04-05 09:31:46

통관교지 받고 경과보고 후 마무리

실크로드 탐사대 시안 입성=지난달 21일 경주를 출발한
실크로드 탐사대 시안 입성=지난달 21일 경주를 출발한 '대한민국 경상북도 실크로드 탐험대'가 4일 보름간의 여정 끝에 중국 산시성 시안시 장안성에 도착, 윤명철(왼쪽) 실크로드 탐험대장이 중국 측 관계자로부터 시안 통관증을 전달받는 입성식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4일 오후 3시 중국 산시성 시안시 장안성 북문. '둥둥' 북소리가 울리고 굳게 닫혔던 성문이 열렸다. 성문 앞에는 보름간의 여정 끝에 시안에 도착한 '코리아 실크로드 탐험대'가 도열해 있었다. 당나라 복식을 입은 관리와 궁녀들이 탐험대에 다가가 큰소리로 외쳤다. "멀리서 귀한 손님이 오시니 진심을 담아 국빈의 예의로 모시겠습니다."

탐험대원들은 당나라 관리들의 환대를 받으며 성 안으로 들어섰다. 나팔을 든 금군들이 군무를 선보이고 붉은 깃발을 든 병사들이 열에 맞춰 섰다. 궁녀들의 화려한 춤사위가 펼쳐졌고 중국 고대 복식과 전통 무슬림 복장을 한 남성들이 환영의 몸짓을 선보였다. 입성 절차는 장안성 입성을 허락하는 통관 교지와 함께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는 윤명철 탐험대장의 경과 보고와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의 탐험기 반납으로 끝이 났다. 탐험대원들은 모두 탐험 성공을 기념하는 휘장을 가슴에 달았다.

◆실크로드 매개로 협력 관계 구축

탐험대원 76명은 한국과 중국을 잇는 옛길 4천45㎞를 거쳐 왔다. 경주를 출발해 안동, 상주를 거쳐 경기도 화성에 도착한 뒤 평택항에서 배편을 이용해 중국 웨이하이에 도달했다. 이어 칭다오와 양저우, 쑤저우, 항저우, 쉬안청 주화샨, 쉬저우, 카이펑, 쩡저우, 뤄양을 거쳐 시안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 옛길을 밟았다. 장안으로 불렸던 시안은 주나라 때부터 1천 년 동안이나 중국의 수도였다. 특히 당나라 때는 실크로드의 기점으로 전 세계의 문물과 사람이 모이는 국제도시이기도 했다.

실크로드 탐험대는 7월 중순 중국 시안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이란을 거쳐 터키 이스탄불에 이르는 2차 탐험에 나설 계획이다.

경북도는 중국 산시성과 자매결연을 맺는 등 실크로드 협력 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경북 지역 기업들도 4, 5일 시안에서 열린 중국 동서부 경제박람회에 참가했다. 박람회 기간 동안 청도 감와인㈜이 중국 유통업체와 10억원 상당의 수출 계약을 맺었고, 중국 기업과 3천만달러 규모의 기술제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중국 서부 지역 최대 경제도시인 시안과 문화 교류를 강화하고 지역 상품의 판로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관용 도지사는 "인류 문명과 역사의 길을 잇는 실크로드는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천 년의 문화 대장정"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문화와 경제 통상이 어우러진 국제교류 협력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거부감 해결 숙제

실크로드 재조명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 측의 비협조다. 1차 탐험 기간 동안 실크로드 탐험대는 중국 측의 냉대에 시달렸다. 중국 정부는 실크로드의 기점을 신라 서라벌까지 연장하는 데 강한 거부감을 보였고, 당초 예정됐던 행사를 잇따라 축소하거나 취소했다. 이날 시안에서 열린 장안성 입성식에도 산시성과 시안시 정부 관계자들이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어 열린 환영 리셉션에도 당초 약속과 달리 산시성 관리 40여 명의 참석이 취소됐다. 입성식도 당초 오후 4시로 예정됐지만 중국 측에서 같은 시각에 김관용 도지사와 면담을 요청하면서 부랴부랴 행사 시간을 한 시간 앞당겨 진행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정저우에서도 축하 행사가 축소되고 정부 관계자들이 불참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중국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사업 추진에 애를 먹었다"며 "터키 이스탄불까지 가는 2차 탐험은 관련 학회를 구성해 학술 연구 중심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안에서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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