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백(대구 수성구 범어3동)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동기들로 다시 만나게 된다. 특히 시골에서 학교를 졸업한 후에 도시로 와 살면서 동기 모임을 만들게 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자연히 나도 시골에서 이곳 대구로 와서 살게 되었다. 나이 들면서 모든 모임은 탈퇴를 하였지만, 오직 고교 동기회만은 나가고 있다. 회원 수는 30여 명이 넘지만 격월제로 해도 겨우 절반 정도가 참가할 뿐이다. 그러나 이 절반으로도 동기회가 잘 운영되고 있으니 정말 천만다행이다.
고교 동기회는 대구 입성으로 6년 6개월이나 월례회로 총무를 맡아 왔었기에 더욱 애정이 가는 모임이다. 우리 기수의 모임이 없으면 체면이 말이 아닐 것이기에 주소를 정비하며 남은 회비를 저축하고서 우여곡절 끝에 현재까지 끌어오게 되었다.
지난 2월이 되면서 우리 기수만큼의 날에 모임을 한다고 문자 연락이 왔다. 나로서는 직장 퇴직하고서 이날이 자꾸 기다려지는 날이 되고 말았다.
총무가 동기들의 인사 이동, 퇴직, 혼사, 부모님 길흉사 등 동정들을 꼼꼼하게 잘 정리한 자료로, 회의가 진행되었다. 동기들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꼭 일어서서 경과를 말하고 건배 제의를 하게 한다. 또 구호를 곁들여서 일배주로 즐긴다. 좋은 구호는 절찬의 박수와 함께 파안대소하기도 한다.
나에게도 늦깎이로 글 써서 등단하고, 작은 상을 받았다고 건배 제의를 시켰다. 나도 모르게 '일십백천만!'이라 외치고 말았다.
'일: 하루에 한 번 이상 좋은 일하고, 십: 하루에 열 번 이상 큰 소리로 웃고, 백: 하루에 백자 이상 글 쓰고, 천: 매일 천 자 이상 읽고, 만: 매일 만 보 이상 걷자.'
도시에 살면서 정신이 건전하고, 신체가 건강하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으랴. 고교 동기회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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