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알자] 족저근막염

입력 2013-03-18 07:40:01

아침부터 콕콕 찌르는 발바닥 통증'''봄철 운동의 '복병'

발바닥에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키는
발바닥에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키는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장기간 보전적 치료를 통해 완치할 수 있다.

주부 조은주(52'가명'대구 남구 봉덕동) 씨는 일 년 전부터 건강을 위해 매일 걷기를 시작했다. 주말이면 등산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몇 달 전부터 발뒤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 좋아질 것으로 막연히 믿었다. 그러나 오히려 통증은 점점 더 심해져서 걷기와 등산까지 중단할 정도였다. 그러고 나서도 통증은 여전히 지속했고,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발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해서 걸음을 떼기조차 어려웠다.

◆아침 첫발 때 통증 느끼면 의심

최근 많은 사람이 발뒤꿈치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다. 그 원인 중 대부분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말 그대로 발바닥에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 족저근막은 종골이라는 발뒤꿈치 뼈 바닥에서 시작해 5개의 발가락으로 연결되는 부채 모양의 단단한 막을 말한다. 서 있거나 걷거나, 뛰어갈 때 발의 모양을 유지하고 충격을 줄여주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달리기, 걷기,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업무, 과도한 체중 등의 여러 상황 속에서 족저근막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그 결과 족저근막에 미세한 손상들을 일으키고, 결국 이런 손상이 반복적으로 생기면 그 부위 염증성 반응이 나타나 통증을 일으킨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뒤꿈치 발바닥 부위에 심한 통증을 나타내면 족저근막염을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한다. 통증은 급성으로 생기기보다는 점차 강도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발바닥 어느 부위에서나 통증이 생길 수 있지만 대개는 발뒤축에서 4~5cm 정도 앞쪽 발바닥에서 주로 생긴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처음 발을 디딜 때 또는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 발을 디딜 때 통증을 느낀다. 처음 몇 걸음을 걷는 동안 통증이 가장 심하고 계속 발을 디디면 점차 통증이 덜해진다. 그러나 발을 많이 사용하면 오후나 저녁에 다시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40대 이상, 여성에게 더 빈발

최근 건강을 위해 달리기, 걷기, 등산 등의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족저근막염 환자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쿠션이 좋지 않은 신발을 신고 운동을 하거나 ▷달리기, 걷기 등의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는 경우 ▷불규칙한 지면에서 운동하는 경우에 발에 심한 무리를 줘서 족저근막염이 더 잘 생긴다.

그러나 중년 이상의 여성에서는 운동과 관계없이 오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40대 이상에서 잘 생기고 남자보다는 여자에서 더 많이 생긴다. 나이가 들면 족저근막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고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때문에 발에 똑같은 스트레스가 가해져도 젊었을 때보다 문제가 더 잘 생긴다. 이밖에 평발 변형이 있거나 평발과 반대 형태인 요쪽 변형(발바닥이 움푹하게 들어가는 것)이 있는 경우,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등에도 더 잘 생긴다.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대개 특별한 검사 없이 진찰로 만으로도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하다. 방사선 및 초음파 검사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애매한 경우에는 혈액 검사나 MRI 검사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장기간 보존적 치료 해야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족저근막에 상당 기간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져서 변화가 생긴 상태이다.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빠른 시간에는 완전히 좋아지기 어렵다.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부분 환자의 경우,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치료에는 활동의 조절 및 발의 휴식, 쿠션 좋은 신발, 뒤꿈치 쿠션 패드, 아킬레스 힘줄 및 족저근막 스트레칭 운동, 소염진통제 투여,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 야간 부목이나 보조기 착용, 석고붕대 고정,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족저근막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천천히 스스로 증상이 좋아지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다만 증세가 나아지기까지 6~18개월 정도가 필요하며, 무작정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 특별한 합병증은 없지만 족저근막염을 장기간 내버려두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무릎, 엉덩이관절, 허리 등에 무리를 줄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방법들을 선택하여 치료해야 하겠지만, 치료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다음 3가지이다. 첫째, 발에 부담을 주는 일상 활동의 조절 및 발의 휴식, 둘째, 쿠션 좋은 신발 및 뒤꿈치 쿠션 패드 사용과 약물치료, 셋째, 아킬레스 힘줄 및 족저근막 스트레칭 운동이다.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운동 방법은 한쪽 다리를 쭉 펴고 앉은 상태에서 발가락을 몸쪽으로 당기는 것과 두 발을 앞뒤로 벌린 상태에서 양팔로 벽을 밀어 다리를 쭉 펴주는 것이 있다. 이런 방법으로 10초 정도씩 스트레칭을 유지한다. 10초씩의 스트레칭을 한 번에 10회 정도 반복하고, 이것을 하루 5번 정도 반복하면 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꼭 스트레칭을 먼저 한 뒤에 첫발을 디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운동법만으로도 많은 환자가 증상이 나아지는 것을 경험한다.

소염진통제 투약도 흔히 쓰이는 방법이다. 경우에 따라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 방법이 효과를 본다. 최근에는 체외충격파 치료도 시행되며, 일부 환자의 경우엔 보조기나 석고붕대 치료를 통해 발 상태를 고정해 준다.

드물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로 항상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보존적 방법으로 충분한 기간 치료를 한 뒤에도 호전이 안 되는 경우에 신중하게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관절경을 이용한 족저근막 절개술을 시도하기도 한다.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이상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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