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P "지역산업 축소라니…"

입력 2013-03-01 09:38:40

지경부 대상·범위 축소 세부지침에 당혹

지역 전략산업 지원대상 축소에 따라 대구테크노파크와 경북테크노파크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위) 경북테크노파크 전경. 매일신문 DB
지역 전략산업 지원대상 축소에 따라 대구테크노파크와 경북테크노파크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위) 경북테크노파크 전경. 매일신문 DB

정부가 최근 지역산업진흥계획의 대상과 범위를 축소한 '지역산업진흥계획 세부지침'때문에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와 경북TP가 비상이다.

지식경제부는 올해부터 지역 내 산업 육성계획을 총괄하는 지역산업진흥계획의 대상과 범위를 기존 3원 체제(광역선도산업'지역전략산업'지역특화산업)에서 2원 체제(광역선도산업'신(新)지역특화산업)으로 개편했다. 지난해 지역전략산업에 대한 지원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전략산업을 광역선도산업과 특화산업 2원 체제로 만든 것. 이 과정에서 마련된 신지역특화산업 수립에 필요한 세부지침은 신지역특화산업 육성 과제 공모를 공개경쟁체제로 전환하고 TP 내 기업지원단 기능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 경북TP는 사업 예산이 크게 준 데다 고정적으로 받았던 사업비를 앞으로 다른 기관과 경쟁해 따야 하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업과제 '경쟁체제' 전환

이번 세부지침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과제에 대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경쟁체제로 바뀐다는 것이다. 기존 TP나 특화센터 등 일부 주체들만의 사업 기획이나 추진에서 벗어나 관련 분야 전문성이 우수한 기관을 선정해 지역산업 육성 성과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에 TP에 고정적으로 배분했던 사업예산을 앞으로는 대학이나 연구소, 협회 등으로 확대해 공개경쟁하도록 한다는 것. 그동안 R&D나 비R&D 과제 일부분을 경쟁 방식으로 공모했으나 이를 사업 전체로 확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TP 기업지원단의 기능을 플레이어에서 플랫폼으로 특화한다. 그동안 기업지원단은 지원 기능 외에 차세대선도사업, 지역혁신거점육성사업 다양한 사업을 따 내는 '플레이어'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세부지침에는 비즈니스, 비R&D 지원 종합관리, 네트워킹 등 본연의 기능으로 국한시키고 정책기획단과 함께 매년 고정적인 운영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사실상 기업지원단의 기능이 축소된다는 의미다.

◆기관 운영 타격 불가피

정부의 올해 신지역특화산업 예산은 총 2천300억원 규모다. 이는 지역전략산업과 특화산업이 분리되기 이전인 지난해 지역산업 예산 규모(3천812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준 규모다.

그간 사업을 수행해 온 TP에 사업 수행인력과 조직규모는 그대로인데 사업예산은 절반으로 줄어든 것. 대구TP, 경북TP 등 전국의 TP는 별도의 운영비를 지원받지 않고 사업과제를 따면 사업비의 일정 부분을 인건비 등으로 충당하는 상황에서 이는 인건비 축소 등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앞으로 모든 사업과제가 공개경쟁 체제로 전환되면 사업을 따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안정적인 인건비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전에는 사업비 외에 인건비 명목으로 지원받는 측면이 있었지만 경쟁 체제가 되면 사업비 내에서만 인건비 등을 해결해야 하는 것.

대구TP 관계자는 "앞으로는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과제별로 사업비를 따내기 위해 다른 기관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세부 과제를 다른 기관과 경쟁해서 확보하라는 것은 TP를 옥죄는 것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대구TP와 경북TP의 기업지원단의 기능이 플랫폼 중심으로 특화돼 기능이 축소되면서 인력 재배치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30명가량인 기업지원단 인력의 상당수를 별도 부서를 신설해 배치하든지 다른 부서로 재배치해야 한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세부 지침에 따라 앞으로 대구와 경북TP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5월쯤 공고가 날 때까지 세부 지침이 다소 변경될 수 있지만 큰 줄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맞춰 대구와 경북TP는 대규모 인력 재배치를 해야 하는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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