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게 인사하고 얼굴 익히면 갈등 해소
'내 집에서 내 맘대로 좀 뛰겠다는데, 웬 참견? '
이런 생각을 한다면 설령 층간소음 관련 제도가 마련돼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절제된 마음이 없다면 층간소음 관련 문제는 그 발생 빈도가 점차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층간소음 관련 문제는 공동주거지 형태이면서도 개인 사생활이 보장된다는 아파트에서 주로 발생한다. 그런데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아래층에는 어떤 사람이 사는지 관심조차 갖지 않고 사는 동안 내 생활에 조금의 지장이라도 주는 외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과민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
그렇다면 이웃들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해보자. 그리고 짧은 말로라도 안부를 주고받아 보자.
서로에게 호감이 생기고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조금 소란스럽다고 대뜸 따지기보다는 '저 집에 손님이 왔나?' 아니면 '무슨 문제가 있나?' 하는 염려스러운 마음부터 들지 않을까?
7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먼저 이웃들과 얼굴을 익히고 인사를 나눴다. 당시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때라 주의를 줘도 그때뿐이었다.
결국 신경이 쓰여 아래층에 사는 이웃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했더니 "애들이 한창 뛰놀 때라 당연하지. 자기 집에서 좀 뛰면 어때? 괜찮아요"라며 이해해 주셨다. 그리고 위층 사는 할아버지께서는 집에 한 번씩 손주가 다녀갈 때마다 일부러 아래층인 우리 집에 오셔서 양해를 구하시고, 또 손주가 가고 나면 그간 고마웠다고 감사의 말씀을 전하신다.
이처럼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이 바탕이 된다면 요즘처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의 갈등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최정숙(대구 남구 대명3동)
▶ 배려와 충분한 대화, 상호 협조가 우선
국가소음정보시스템(www.noiseinfo.or.kr)이 있다. 환경부에서 만들었고, 산하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한다.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첫 화면에 모두 다섯 종류의 소음 문제 관련 아이콘이 뜬다.
공사 현장 등 도심의 환경소음'항공기소음'철도소음'도로진동, 그리고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이다.
최근 이 웹사이트를 알게 됐는데 첫 감상을 말하자면 이렇다. 공사 현장'항공기'열차'자동차 소음의 경우 모두 기계나 장비가 만들어내는 커다란 굉음이다. 따라서 '공해'로서 자격(?)이 충분하고, 국민 세금을 투입해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할 대상이 된다.
그런데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다른 소음들과 한번 비교해보자. 층간소음은 기계나 장비가 아닌 사람이 내는 것인데다 소음의 크기도 작다. 건물 공사'항공기'열차'자동차는 우리 사회의 발전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움직여져야 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그 소음은 줄여야 하나 본질적으로 불가피하다. 하지만 층간소음은 그저 소음일 뿐이다. 이웃끼리 조심하면 충분히 '무(無)음'으로 만들 수 있다.
결국, 층간소음은 국민 세금을 적잖게 투입해 운영하는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서 다루기에 본질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가벼운 소음'이라는 얘기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우리가 쥐고 있다. 이웃 간에 살인 사건이 벌어진 원인이라고 해서 층간소음 자체를 엄청난 골칫덩어리로, 또 너무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지는 말자.
이웃 간에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그런 다음 서로 협조하고, 일부 주택 설비를 수리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층간소음 문제다.
익명 요구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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