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교각 밑 갑작스런 빙판길 아찔

입력 2013-02-20 10:45:03

선로 빗물 도로쪽으로 배출, 추위에 얼면서 사고위험

경부고속철도 선로 하단에서 흘러내린 물로 만들어진 빙판 위를 차량들이 통과하고 있다. 통과 차량 위로는 20cm 이상된 고드름이 매달려 있어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신현일기자
경부고속철도 선로 하단에서 흘러내린 물로 만들어진 빙판 위를 차량들이 통과하고 있다. 통과 차량 위로는 20cm 이상된 고드름이 매달려 있어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신현일기자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KTX선로에서 떨어진 물로 도로가 빙판으로 변하고, 선로 구조물 하단에는 고드름이 맺혀 사고 우려와 함께 부실 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김천시 지좌동 514번 지방도 위를 지나는 경부고속철도 선로 구조물 하단에는 내부로 스며든 빗물이 얼어 배수구에 20cm 이상의 고드름이 2개나 달려있으며, 지방도에 빗물이 흘러내려 빙판길로 변하는 바람에 사고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514번 지방도를 이용해 김천으로 향하던 김모(42) 씨는 지좌동 무실삼거리 부근 경부고속철도 교각 아래에서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다행히 지나던 차량이 없어 김 씨의 차량은 사고를 피할 수 있었지만, 김 씨는 당시 순간을 회상하면 끔찍하기만 하다고 했다.

김 씨는 "KTX 교각 아래가 얼어붙어 교통사고 우려가 크고, 자칫 교각 하부에 붙어 있는 고드름이 차량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는 KTX 선로 구조물 내부로 스며든 빗물이 흘러내리며 차가워진 날씨로 얼어붙었기 때문에 맑은 날임에도 도로에 빙판이 생겼고, 선로 구조물 배수 구멍을 통해 흘러내린 빗물이 고드름까지 형성했다는 것.

시공업체 등에 따르면 가운데가 비어 있는 'PS 박스 보'로 연결된 KTX 선로 구조물 내부는 빗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했으나, 보와 보 사이 이음새를 통해 빗물이 스며들 경우 구조물 안전을 위해 스며든 빗물을 외부로 배출하는 배수구를 만들었다. 시공업체가 선로 아래에 있는 도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배수구를 만드는 바람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

금오공대 한상묵(토목공학과) 교수는 "박스 보 내부로 물이 흘러들어 가는 이유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설계도면으로 많은 구조물을 만들다 보니 보 내부로 흘러든 물이 도로 위로 배출되도록 공사를 한 것 같은데, 공사 당시 주변 상황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KTX 구간을 시공한 업체 관계자는 "구조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올 3월 도로 위에 위치한 배수구를 막고 고인 물을 다른 곳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공사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천'신현일기자 hyuni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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