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칸막이'에 흩어진 다문화 정책

입력 2013-02-12 11:10:40

중앙정부 12개 부처로 분산…비슷한 선심성 단기정책 많아 혜택 못받는 경

정부부처들이 다문화가족 정책을 중구난방(衆口難防) 식으로 실행하는 데다 선심성으로 진행되는 사업들도 많아 다문화가족이 효율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08년 8월 여성가족부 주도로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시행하면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다문화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다문화가족정책협의회'를 만들었다. 이 협의회에 참가하는 정부부처는 여성가족부를 비롯해 12개다. 문제는 다문화가족 업무를 12개 부처가 분산'추진하면서 비슷비슷한 내용의 퍼주기식 단기성 지원정책이 남발되고 있다는 것. 정책을 내려 보내는 중앙부처가 다 제각각이다 보니 정책을 직접 실행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다문화정책 집행업무도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다.

대구시의 경우 외국인근로자 지원 업무는 고용노동과, 외국인관련 업무는 자치행정과, 결혼이민자관리 및 결혼중개업 업무는 사회복지여성국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혜자인 다문화 가족들이 제대로 헤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다문화가족에 지원하는 정책은 크게 직접적인 서비스인 현물지원과 간접적인 서비스인 각종 교육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현물지원은 보육비가 대표적인데 이는 0~5세 아동을 둔 일반가정에도 지원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다문화가족을 위한 특별지원이라고 볼 수 없다.

6세 이상 아동의 경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방문교육사업과 센터 내 다문화가족 한국어교육, 아동 양육 상담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각 지역마다 위치한 센터 사정상 다문화가족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중복해서 두 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없는데다 신청자가 몰리면 좀 더 나이가 어린 아이에게 우선권을 주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한 다문화가족에게 굉장히 필요한 지원사업이다 싶어 참가를 권유했는데 알아봤더니 다른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지원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에서 지원하는 다문화가족 정책들이 실제로는 행사나 인원동원 위주의 지원책들이 많아서 현장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 관계자는 "다문화가족 입장에서는 대부분이 비슷비슷한 지원정책들"이라며 "일부 대상자들은 마치 쇼핑하듯이 사업 프로그램을 골라서 혜택을 받으려 하기도 하며, 정말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들이 이전에 받았던 지원 프로그램 때문에 중복지원이 안 된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기도 한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여러 부처에 분산된 다문화가족 업무를 가급적 통합해서 관리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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