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컴에선 시원하게 '독설'
앞서 살펴본 '독'이란 독은 해롭기 짝이 없지만 예외가 있다. '입으로 내뱉는 독'을 뜻하는 '독설' 트렌드다.
최근 떠오른 스타 강사가 있다. 김미경 씨다. 그는 '쓴소리'로 다그치며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힐링 강연으로 유명하다. 희한한 일이다. 독설로 힐링이 가능하다니. 김 씨가 최근 낸 저서 '언니의 독설'이 내세우는 구호는 "애정 어린 독설로 워킹우먼들의 투지를 일깨운다"는 것이다. 김 씨의 인기에 대해 대학생 곽정민(26'여'경북대) 씨는 "'독기를 품으면 성공한다'는 옛 의미를 요즘 세대에 맞게 변주한 것 같다. 다정한 말도 좋지만 멘토의 애정 어린 독설은 더욱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유행을 넘어 정착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봐도 심사위원들의 독설이 대세다. 자칭 오디션 프로그램 애청자인 직장인 장현진(30) 씨는 "처음에는 마음이 여린 오디션 참가자들을 꾸짖는 슈퍼스타K의 이승철 등 심사위원들의 독설이 보기 불편했다. 하지만 엄준한 평가를 담은 독설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등 이제는 프로그램의 중요한 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거침없는 독설가로 알려진 영화감독 겸 배우 기타노 다케시는 자신의 저서 '독설의 기술'에서 "제대로 된 독설은 충분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아프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각종 방송 예능 프로그램과 코미디 무대에서 나오는 독설은 쓴맛보다는 시원한 맛을 부각시켜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인 김구라의 감칠맛 나는 독설, 개그맨 박명수의 '버럭' 하는 호통 개그, MC 신동엽의 비꼬는 듯하지만 수긍하게 만드는 재치 화법 등이 대표적이다. 독설 자체로 호쾌한 웃음의 카타르시스를 주고, 무엇보다도 뒤끝이 없다. 잔존하는 독이 없는 셈이다.
황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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