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낙동강 장비, 결국 기름 유출

입력 2013-02-08 10:52:18

준설·예인선 연료탱크 파손…오염사고, 우려가 현실로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하산리 성주대교 상류 2.5㎞ 낙동강에서 절반가량 침몰해 기름이 유출된 (주)남광의 골재준설선에 칠곡군 등 공무원들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이영욱기자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하산리 성주대교 상류 2.5㎞ 낙동강에서 절반가량 침몰해 기름이 유출된 (주)남광의 골재준설선에 칠곡군 등 공무원들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이영욱기자

낙동강 주변에 방치된 골재채취 선박들로 인한 수질 오염 사고가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대강 사업 이후 영업 보상 등이 늦어지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준설선과 예인선이 침몰할 경우 기름 유출 등 대형 수질사고 위험이 크다는 우려(본지 1월 25일 자 1면 보도)가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오후 2시쯤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하산리 성주대교 상류 2.5㎞ 지점에서 정박해 있던 ㈜남광의 골재준설선(1천450마력)이 반쯤 가라앉아 기름이 유출된 것을 낙동강 보수원이 발견해 행정기관에 신고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칠곡군과 달성군, 경북도, 성주군, 국토해양부 등 관계기관 공무원 50여 명이 동원돼 선박 주변에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로 기름을 제거하는 등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다. 사고 선박에는 200여ℓ의 엔진윤활유만 들어 있고 잔존유가 없는 데다, 강물이 얼고 강변 쪽으로 바람이 불어 유출된 기름이 확산되지는 않았다. 업체 측은 8일 오후 200t급 크레인 2대를 동원해 준설선을 바로 세운 뒤 침몰 및 기름 유출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노성규 국토해양부 대구사무소 하천관리과 계장은 "강물이 얼었다가 녹는 과정에서 준설선 철판에 금이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6일 오후 5시쯤에는 구미시 선산읍 생곡리 낙동강 일선교 하류 500m 지점에 있던 ㈜동진 소속 영진 2호 준설선에서 벙커A유 50ℓ가 강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름은 준설선 보조탱크에서 유출됐으며 유출량은 100여ℓ 정도로 추정됐다. 역시 방치된 준설선의 연료탱크가 얼어붙으면서 파손돼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에도 성주군 선남면 선원리 앞 낙동강에서 74t급 준설선이 침몰해 기름이 유출됐고, 9월에는 태풍 산바로 낙동강 5공구에서 떠내려 온 대형 준설선이 경남 김해시 화명 대교 및 부산 제2 낙동대교와 부딪힌 뒤 침몰하기도 했다.

구미YMCA와 구미풀뿌리희망연대는 7일'국토해양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등 관계기관의 무사안일주의가 낳은 인재'라며 근본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동식 구미YMCA 사무총장은 "4대강 사업이 끝난 후 낙동강 구간에 방치된 준설선과 예인선이 150여 척이나 돼 기름유출 및 침몰사고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면서 "아직도 낙동강 구간에는 준설선과 예인선, 준설 폐자재가 곳곳에 널려 있어 환경오염은 물론 식수원까지 위협하고 있어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낙동강에 정박 중인 준설 장비는 132대다.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4대강 사업 이후 구조조정을 신청한 준설 장비는 폐업지원금을 지급하고 준설 장비를 매입해 매각하는 등 낙동강 유역 내 준설 장비를 조속히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칠곡 이영욱기자'구미 전병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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