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 감면 종료' 거래 실종… 집값=전세가

입력 2013-02-06 11:38:40

[부동산이 살아야 지방행복시대 온다] <2>단기처방 남발 정부정책 주택시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거래가 실종되면서 인구 이동이 정체되고 경기가 활력을 잃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거래가 실종되면서 인구 이동이 정체되고 경기가 활력을 잃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연초부터 주택시장이 취득세 감면 연장 만료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택업계는 '거래공백' 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매매 수요자들의 대부분이 국회의 취득세 감면법안 처리 이후로 거래를 미루고 있기 때문.

공인중개사들은 "불과 한 달 사이 취득세를 더 내게 된 매수자들이 '취득세 감면액만큼 집값을 깎아달라'는 요구와 매도자의 '취득세 감면으로 매수세가 형성되면 팔겠다'는 심리가 주택 거래 절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면서 "요즘 주택시장은 완전히 '패닉상태'라고 설명했다.

◆꽁꽁 언 주택시장

대구 주택시장은 심각한 왜곡현상을 보이고 있다. 법안 처리를 관망하는 실수요자들이 전세로 눌러앉으면서 매입시점을 미루고 있는 데다 전국 부동산과 엇박자를 빚어 온 지역 부동산 시장에 가격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대구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동기간(1천870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부동산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세금 혜택이 사라져 거래 절벽을 낳은 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 매매를 주저하고 있는 탓이다.

온나라 부동산에 따르면 작년 1월 대구 주택 거래량은 1월 1천870건으로 2011년 1월(3천811건)에 훨씬 못 미쳤다. 같은 해 12월 6천881건에도 비해선 턱없이 모자란다.

2011년 역시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으로 양도세 등 주택 거래 시 발생되는 각종 세금혜택을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 작년 1월 거래 절벽을 불렀다.

권오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자문위원은 "올해 1월 대구 주택 거래량은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작년 수준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택 거래 시 세금 감면 혜택이 종료됐던 과거 시점과 비교할 때 1월 대구 주택거래량은 2천 건 전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작년 12월 대구 주택거래량은 세금 감면 등으로 7천923건을 기록했다.

◆대구 주택시장 왜곡

단기처방에만 그친 정부 주택 정책으로 대구 주택시장의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구는 그간 성수기와 비수기의 뚜렷한 구분없이 꾸준히 주택 거래를 이어왔으나 몇 해 전부터 계절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간 대구는 이사철과 학군 수요가 맞물린 1분기에 이사가 몰렸다. 하지만 이사 성수기인 1분기 역시 대체로 4천 건 후반에서 5천 건 초반에 거래량이 머물렀다. 이는 비수기인 2분기와 겨울철 거래량 3천~4천 건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성수기엔 6천~7천 건까지 수요가 몰리고 비수기엔 2천~3천 건대까지 거래량이 급감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는 것도 주택시장 왜곡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국적으로 극심한 부동산 침체를 겪고 있지만 지역은 집값과 전세금이 상대적으로 치솟고 있다. 대구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의 조사가 이루어진 2000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대구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이달 15일 기준으로 74.01%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전국 평균 57.73%, 5대 광역시 평균 68.7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수요자와 소비자의 엇갈린 기대심리가 주택 거래 실종을 불렀다고 진단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2008년까지 대구는 부동산 호황기를 누렸지만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수급불균형을 낳았다. 평년 아파트 공급물량(1만2천여 가구)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3천여 가구가 공급된 탓이다. 이 와중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공급'수요 불균형은 가격 상승을 야기했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지역 부동산 경기가 2010년 말부터 온기가 돌면서 오히려 거래 실종이란 부작용을 초래했고 기대심리가 엇갈리면서 전세가율마저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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