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中企 93% "달러 환율 하락 피해"

입력 2013-02-05 11:24:56

수출 급감·원자재값 상승…엔저로 일본수출도 비상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이 원'달러 환율 하락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수출액 급감과 원자재가격 상승의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기업 대부분 피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2.7%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조사 당시 53.1%였던 것에 비하면 40% 포인트(p) 가까이 늘어난 것.

대부분의 업종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가전과 자동차부품의 경우 응답 기업 전부가 피해를 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부품업종의 경우 가파르게 오르는 원화가치와 함께 엔저현상이 이어지면서 가격경쟁력에서 일본기업에 밀리면서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엔저 현상으로 피해를 본 기업은 41.4%에 달했다. 고무'플라스틱과 정보통신기기, 조선'플랜트, 기계'정밀기기 등의 업종도 90%가 넘는 피해율을 보였다. 반면 환율 하락으로 원가가 떨어지는 석유'화학과 철강'금속 기업의 피해율은 80%대 중반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피해가 작았다.

◆기업들 대책 없어

구미의 한 섬유업체는 엔저 때문에 일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일본 수출이 가격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서다. 업체 관계자는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수출액이 5% 가까이 떨어져서 걱정이다"며 "한동안 환율 하락의 피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으로 수출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겪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주요 피해유형(복수응답)은 '이미 수출을 계약한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이 67.6%로 가장 많았고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 및 운전자금 부족'(27.7%), '수출단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21.6%)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 회사는 "주문을 받은 뒤 수출하기까지 1, 2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대금결제 때 환차손이 발생한다"며 "환율 하락이 계속될수록 우리 주머니에 돌아오는 금액이 적어진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대책을 묻는 말에 30%는 '대책이 없다'고 했다. 원자재가의 변동은 바이어에게 차액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환율 변동은 반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변동폭도 지난해보다 클 것이다"며 "수출 중소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와 함께 정책금융 지원제도 등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환율대책반 사무국(02-6050-3446)과 기업애로종합지원센터(1600-1572)에서 관련 상담과 환율변동 위험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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