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생각은?] 폭행'폭언 등 교권 침해 어떻게?

입력 2013-01-31 14:16:51

◇불미스러운 상황 맞닥뜨리다 보면 '교사인권조례' 절실

최근 3년 사이 학생의 교권침해 사례가 5.5배로 늘었고, 학생 생활지도가 힘들어 못 가르치겠다고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도 3.5배로 늘었다고 한다. 내 주변만 봐도 남자 중학교에 근무하는 30대의 한 젊은 여교사는 일이 힘들다고 한숨만 내쉰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선망의 대상이고, 긴 정년도 보장되는 데다 배우자 선호도 상위권에 드는 그 좋은 직업을 얻었으면서 왜 그러냐고 물으면 "조카뻘 학생들의 장난 섞인 행동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한다.

학생은 여러 명이고, 담당하는 선생님은 한 명이다. 크고 작은 교권 침해 상황을 여러 번 맞닥뜨리다 보면 선생님도 사람인데 '욱' 할 때가 있지만 참아야 할 때가 많단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학생을 때려서는 안 되고, 자칫하면 학생에게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교사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옆 교실에서는 자신을 꾸짖은 것에 화가 나 장난 반으로 커터 칼을 들고 교사를 위협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서 학교에서는 그냥 덮어두는 것으로 마무리했단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일이 긴 교사 생활 동안 얼마나 더 자주, 그리고 얼마나 더 높은 빈도로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학생인권조례'라는 것이 있다. 지역마다 이 조례를 공포하느냐 마느냐 말이 많다. 실은 '교사인권조례'가 더욱 절실하다. 결국, 만들어봤자 군더더기일 뿐인 조례 없이도 학생지도권이 보장되고, 교권 침해 사례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너무 심각해서 관련 대책이 절실하다.

익명 요구 독자(대구 달서구 이곡동)

◇어릴 때부터 '밥상머리교육' 통해 세대 간 갈등 완화해야

교권 침해가 선생님과 학생, 둘 만의 문제일까? 아니다. 학생이 속한 가정의 부모도 큰 책임을 지고 있다. 밥상머리 교육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학생들 사이의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밥상머리 교육도 관심을 얻었다. 가정에서 부모가 제대로 지도하면 자녀가 학교에 가서 올바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교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밥상머리 교육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다지 크지 않을까? 학교에서는 부모 역할을 교사가 한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가정에서 자녀가 부모를 공경할 수 있게 하면 자연스레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교사를 공경할 수 있게 된다. 밥상머리 교육은 교권 침해 문제 해결에 매우 적합하다.

문제는 밥상머리 교육의 '질'일 것이다. 그리고 밥상머리 교육에 대한 '인식'일 것이다. 자녀가 삐뚤어지거나 문제를 일으킬 때 그제야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실시하면 제대로 효과가 나올 수 있을까? 아니다. 자녀가 태어난 이후부터 밥상머리 교육은 꾸준히 진행됐어야 한다. 결국, 밥상머리 교육이 제대로 안 됐기에 자녀가 삐뚤어지거나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문제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잘못됐다는 것. 밥상머리 교육이란 문제가 발생해야 먹는 약이 아니라 꾸준히 먹는 밥과 같다. 교육 당국과 언론은 교권 침해 문제를 이야기할 때 자꾸 사후 대책만을 얘기하지 마라.

따라서 학교와 가정에 공통으로 필요한 '공경'의 소양 함양 및 그 실천 방법을 젊은 부모들에게 전수하는 관련 프로그램이나 행사 등을 국가에서 마련해야 한다. 이는 학교 문제는 물론 가정의 문제, 나아가 사회 모든 세대 간 갈등 문제를 완화하는데 장기적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장현철(대구 달서구 용산동)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