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끝내도 강 주변 방치…기름 유출 등 환경 오염 우려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사용된 준설선과 예인선 등 각종 골재채취 장비 수백여 대가 강 주변에 그대로 방치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용할 수 없는 장비들은 폐품으로 처리하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하지만 그대로 남아 있어 환경오염까지 일으키는 실정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24일 현재 낙동강 수계 전체에는 준설선과 예인선, 용선 등 각종 골재채취 선박 130여 대가 남아있다. 칠곡군 구간에는 예인선과 준설선이 각 6대가 정박해있고, 성주군에는 준설선 6대와 예인선 5대가 방치된 상황. 고령군과 구미시에 남아있는 예인선과 준설선도 10대나 된다.
부산국토관리청은 수면에 떠 있는 선박 외에 강변에 설치된 각종 골재채취 장비들은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칠곡보 상류 우안 둔치에는 대형 골재 선별 및 이송장치가 가동을 멈춘 상태고, 낙동강 성주대교 아래에도 골재 이송용 파이프 무더기가 쌓여 있다. 성주군 선남면 선원리 신천과 낙동강 합류지점에도 대형 골재선별기가 방치된 상태이다.
이처럼 방치된 장비들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선박 안에 비상 유류가 수백ℓ넘게 남아있고, 엔진 윤활유 등 각종 유류도 그대로 들어 있어 선박이 침몰할 경우 대형 수질오염 사고의 위험이 높다. 또한 골재선별기 같은 장비들은 부식이 심화되면서 녹가루 등 오염물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비가 내린 23일 오전에 찾은 낙동강 칠곡보 2㎞ 상류 자전거길에는 둔치에 방치된 녹슨 철 구조물에서 벌건 녹물이 땅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이 장비는 D사 소유의 골재 선별 및 이송장치로 길이만 20여m에 달하는 거대 구조물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왜관읍 금산리 앞 낙동강에 정박해 있던 ㈜화동의 준설선이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면서 기름유출 직전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수습되기도 했다.
골재 채취 선박과 각종 장비가 치워지지 않는 이유는 보상 문제가 답보 상태에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이 장비들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 이전부터 각 시'군에서 위탁받아 골재채취 업체가 운영하던 장비들이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 당시에는 강바닥 준설을 위해 사용됐지만 사업 종료와 함께 골재 채취가 중단되면서 골재채취 업체들이 영업 손실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 그러나 선박 감축에 따른 실비 보상을 요구하는 업체 측에 비해 부산국토관리청은 고철 가격 수준을 제시하는 등 입장 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선박 2척을 보유한 한 선주는 "낙동강 사업이 끝나면서 일이 끊겨 계속 장비를 놀렸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장비는 점점 노후화하고 정부가 제시한 구조조정 금액은 선박 철거 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전체 선박 130여 대 중 절반 정도가 구조조정 신청이 들어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폐업을 하면 폐업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이른 시일 내 협의를 거쳐 처리하겠다"고 해명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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