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학교들 교가, 팔공산이 '감초'

입력 2013-01-17 09:50:05

초중고 가사속 지명 분석…4개 중 1곳 '팔공산∼♬', 금호강 낙동강

대구지역 초'중'고교 교가(校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자연지명은 팔공산인 반면 대구의 젖줄인 신천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가톨릭대 전영권 지리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1900년대부터 2010년대 사이에 설립된 대구지역 328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교가에 등장하는 자연지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초'중'고교 교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자연지명은 팔공산이 24.0%로 집계돼 으뜸으로 꼽혔다. 다음으로 친수(親水)도시 대구를 상징하는 금호강(17.9%), 낙동강(16.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를 대표하는 지역명인 팔공산, 금호강, 낙동강 등의 노랫말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학교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교가 노랫말을 보면 각 지자체에서 손꼽히는 관광명소를 알 수 있다. 행정구역별 자연지명은 달서구의 경우 인접한 곳에 위치한 낙동강(25.4%)과 비슬산(19.7%)이 높은 빈도를 보였다. 동구와 북구도 지역의 자랑거리인 팔공산이 각각 50.0%, 41.9%로 나타났으며, 금호강은 각각 37.1%, 25.6%로 많았다.

시기별 분석 결과는 지자체의 변천사를 훑을 수 있는 역사가 된다. 달서구의 경우 1980년부터 와룡산이 교가에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80년대 후반부터 와룡산 주변의 용산동, 죽전동, 이곡동에 신설 학교가 생겼기 때문이다.

북구 역시 1980년 이전에는 등장하지 않던 함지산이 인근 구암동, 동천동, 조야동, 태전동 등의 개발과 함께 노랫말에 나오기 시작했다. 수성구도 1990년대 '지산'범물 지구'가 택지개발지역이 되면서 대덕산, 수성벌, 용지봉 등 지역의 자연지명 등장 횟수가 증가했다.

달성군은 다른 지역과 달리 팔공산이 단 한 학교 교가에만 등장하며 오히려 비슬산(28.3%)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달성군이 1998년 대구시로 늦게 편입되면서 지역민들이 팔공산보다는 비슬산을 지역 명소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구시내를 관통하면서 흐르는 '신천'이 노랫말로 한 번도 쓰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전영권 교수는 "교가는 학생들에게 일체감을 주고 향토애와 자긍심을 안겨주는 발판으로, 교가의 노랫말에 드러난 자연명소들은 지역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며 소중하게 생각하는 곳"이라며 "이번 연구가 앞으로 지자체의 각종 개발계획과 자연경관 관련 분야의 개발계획을 세우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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