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본격적인 계열사 구조조정이 언론에 보도(본지 4일 자 14면)된 날 오후, 포스코는 실패한 계열사 인수'합병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려는 듯 '포스코가 견고한 실적을 거두며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포스코는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세계 글로벌 철강사보다 6%가량 앞서 있고, 시가총액 또한 세계철강사 가운데 1위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자기자본비율도 증가해 재무건전성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리고는 그 배경에 대해 고부가가치 전략제품인 '월드퍼스트 월드베스트' 제품의 판매가 주효했다고 자평하며, 정준양 회장의 훌륭한 경영전략을 추켜세웠다.
하지만 포항지역 경제계가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정 회장 취임 전 두 자릿수를 보였던 재무제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부채비율도 증가했다. 철강과 자원 시너지를 위해 계열사를 늘렸다는 점에서 포스코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 부실 자회사를 떠안으며 재무상태 악화를 초래했다는 점에서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포스코가 가장 성공적으로 인수했다고 자랑하는 성진지오텍(울산)의 경우만 해도, '부도위기에 몰린 회사 경영진에게 금전적 이득을 주면서까지 인수했어야 하나'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ICT(포항)와의 합병으로 인한 본사 위치 문제 역시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포스코의 계열사 구조조정이 신속하지 못했고 방법론에서도 맞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구조조정을 멈칫하는 사이 국제신용평가와 채권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계열사를 늘리면서 대다수 본사를 포항이 아닌 외지에 둬 포항철강클러스터를 위축시켰다는 점도 지적했다. 포스코는 글로벌을 내세우며 성장해 가는데, 포항은 계열사 합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9년부터 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이다. 포스코가 만들어 낸 철강제품이 포항을 중심으로 산업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계열사 구조조정을 통해 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이 상황에서도 정 회장이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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