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값 최대 4배↑·상추 한달 새 81%↑…상인들 장사 안 돼 울상
5일 오후 대구 북구 팔달신시장. 채소가 특화품목인 이 시장의 한 가게에서 상인과 손님이 실랑이하고 있었다. 시금치를 구입한 이미정(51'여) 씨는 "5천원어치 양이 너무 적다. 지난달에는 이보다 곱절은 많았다"며 상인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상인은 "4㎏ 시금치 한 상자가 한 달 사이 배로 뛰어서 어쩔 수 없다"며 시금치 한 줌을 덤으로 이 씨의 장바구니에 넣어줬다.
상인들은 "강추위로 채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소매상인들도 힘들다.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손님들이 가격만 물어보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숨지었다.
지난달부터 계속된 이상한파와 폭설로 식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상추 등 추위에 약한 채소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격이 최대 4배 뛰었고 조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부터 때 이른 한파가 시작되고 연이은 폭설로 채소가 작황부진을 겪으면서 채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대구지역 상추(4㎏)의 도매가격은 4일 기준 2만9천원으로 일주일 전 2만2천원에 비해 31.8%, 한 달 전 1만6천원에 비해서는 81.25% 상승했다. 추위에 약한 상추의 특성상 겨울에는 비교적 가격이 높게 형성되지만 추위가 매서웠던 작년 같은 기간(2만6천원)에 비해서도 11.53% 오른 가격이다.
시금치(4㎏)도 지난해에 비해 도매가격이 크게 올랐다. 4일 시금치 가격은 1만7천원으로 일주일 전(1만4천원) 대비 21.42%, 한 달 전(1만3천600원)에 비해서는 25%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9천800원으로 1년 사이 73.46%나 가격이 뛰었다.
당근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4배 상승했다. 당근(20kg)의 도매가격은 8만5천원으로 한 달 전 4만9천400원에 비해서는 2배가량, 1년 전 2만원에 비해서는 4배 이상 올랐다.
채소 가격 폭등은 지난여름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못했던 데다 최근에는 한파와 폭설까지 겹치면서 상품화와 유통에 애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추위와 폭설이 겹치면서 조업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수산물의 입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갈치(중품)의 경우 대구지역 소매가격이 9천800원으로 한 달 전(7천560원)보다 29.62% 올랐고 작년 가격(8천708원)보다 12.54% 상승했다.
aT 관계자는 "지난 12월 겨울 당근의 출하량은 전년보다 80% 줄었다. 1월까지는 한파가 계속돼 농수산물 가격 상승 흐름이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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