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주변, 朴心 대변 실세 없다?

입력 2013-01-03 11:36:07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주변의 측근들이 대선 직후 자취를 감추면서 '실세 부재'에 따른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부각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각종 '설'(說)이 난무하고 일부 인수위원 검증 실패 등이 불거지면서 원인을 두고 '박심'(朴心)을 대변할 실세(實勢)가 뒤로 물러나 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문제는 실세들의 침묵이 박 당선인의 행보를 가볍게 하기 위한 것보다는 자기이해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공로를 인정받기도 전에 밉보였다간 팽(烹)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 납작 엎드려 있다는 이야기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입을 잘못 놀렸다간 '촉새'로 찍혀 제 발등을 찍을 것이라느니,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신뢰하지 않는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꾸준히 돌고 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대선 이후 직접적인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어 '소통 부재' 내지는 '불통'(不通) 이미지를 걷어낼 수 없는데 소수 주변인물까지 입을 닫으면서 '먹통'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대선 승리의 1등 공신(功臣)으로 최경환 전 후보비서실장이 꼽히지만 좀처럼 언론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 김무성 전 캠프 총괄본부장은 메모 한 장을 본부장실 출입문에 붙여놓고 여의도를 떠났고, 권영세 전 종합상황실장, 유정복 전 캠프 직능본부장, 이정현 전 공보단장,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등도 신문과 방송의 러브콜을 정중히 거절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대선 정국에서 '인적 쇄신' 논란이 일었을 때 최 실장만이 '2선 후퇴'를 한 것을 거론하며 "당시에는 공명심 때문에 서로 눈치만 보다가 지금에 와서는 눈 밖에 날까봐 서로 물러나려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측근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일 박 당선인 주변의 실세 부재와 관련 "'좌장 정치'는 꼭 필요한 것이다. 좌장이 직언(直言)을 해야만 권력자가 민심(民心)을 파악하고 수렴할 수 있다"며 "문제는 좌장이 바른말은 하지 않고 상부의 눈치만 보고 직언을 않는 데 있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또 "새누리당 내부나 친박계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인사들이 박 당선인과 멀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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