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해가 시작됐다. 흔히 이야기하는 뱀의 해, 즉 계사(癸巳)년은 음력이니 실제로는 40여 일 뒤인 2월 10일부터가 시작일 터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양력과 음력을 뒤섞어 양력 1월 1일에 음력인 띠의 해도 바뀌는 것으로 친다. 1월 1일은 양력의 새해와 음력의 계사년이 한꺼번에 오는 셈이다.
덕담뿐이어도 모자랄 새해 첫머리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세계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극우 분위기도 심상찮다. 북한도 3대 세습 정권의 초기여서 불안정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당연히 국내외 정황을 불안하게 하고,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때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것은 화합인데 이마저도 비틀거린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보인 갈등 때문이다. 그나마 동서 갈등이 숙지는가 싶더니 세대 간 갈등이 드러났다. 단순한 선거 후유증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다. 이를 교묘하게 부추기고, 이용하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이 갈등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자식 세대는 부모 세대를 어리석다고 하고, 부모 세대는 자식 세대가 젊음만 믿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쯤이다. 대통령 최측근의 비리가 잇따라 드러나자 보수 세력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통령을 흔들고 탄핵까지 몰고 갔다. 그때 국민의 다수가 선택한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돕고, 믿고, 기다리자는 요지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지금도 꼭 마찬가지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51.6%의 지지로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문재인 후보는 48.0%를 얻었다. 이 수치는 개인이 아닌 국민의 선택으로 봐야 한다. 51.6%의 대다수는 앞으로 5년 동안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 적임자로 당선인을 선택한 것이지, 경쟁 후보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 문 후보를 선택한 48.0%의 대다수 역시 박 당선인에 대한 반대는 아닐 것이다. 선거는 적임자를 가리는 것이지 찬반 투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새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할 것이라는 의견이 73.4%로 나타났다. 20.1%의 부정적 의견을 압도하는 수치다. 이를 보더라도 지금은 임기도 시작하지 않은 새 당선인을 흔들 때가 아니라 좀 더 돕고, 믿고, 기다릴 때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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