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근대성들/알렉산더 우드사이드 지음/민병희 옮김/너머북스 펴냄
이 책은 산업화 이전 시기 중국, 베트남, 한국의 관료제 정치에 대해 상세하게 정리한 책이다. 동아시아 관료제 사회의 행정이론과 놀라울 정도로 투명한 절차를 갖춘 능력주의적 공직자 채용시험을 통해 인재를 뽑았던 정치체제의 오랜 실험에 초점을 둔다.
능력에 기반을 둔 관료제의 추구는 '인력의 개발', 즉 정치적으로 유용한 인재를 만들기 위한 훈련을 통해 선정이 펼쳐질 수 있다는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서구 세계에 공무원 시험이 도입되기 수백 년 전에 아시아의 이 세 나라는 그 제도를 장려했을 뿐 아니라 관료제 발전의 발판으로 삼고 있었다. 중국과 한국, 베트남의 역사는 우리가 근대라고 생각하는 것이 서로 독립적으로 발생하여 성립하거나, 자본주의 성장 또는 산업혁명과 같은 획기적인 사건들과는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 책은 관료제와 능력주의, 사회복지의 이상 등 오늘날의 주요 현안과 논의들에 앞서 동아시아 사회가 이미 성취한 것뿐만 아니라 수반되었던 부작용, 즉 '위험성'에 주목하면서 동아시아의 진정한 근대성의 면모를 찾는다. 우리는 그간 보물창고를 방치한 채 최근의 짧고 국한된 서구의 경험과 이론에만 의지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근대성에 대한 표준화된 유럽 중심적인 인식을 제거하고, 아시아 역사의 초국가적인 성격과 세계사적 시간 개념에 관해 매우 독특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근대'라는 용어는 맨 처음 사용할 때부터 불가피하게 지역주의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19세기 여러 유럽 사상가들은 오랫동안 다원주의를 유럽만의 독점물이라고 간주해왔다. 이는 유럽 문명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진보하는 문명이라는 믿음과 깊은 관련이 있다. 256쪽, 1만7천원.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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