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정 2012 국내외 10대 뉴스

입력 2012-12-28 07:42:55

◆국내·지역 뉴스

1.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

보수우파와 진보좌파가 총결집해 양자대결로 치러진 12'19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 첫 여성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첫 과반 득표, 사상 최다 득표 등 갖가지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박 당선인은 총 투표 수(3천72만1천459표)의 51.6%인 1천577만3천128표를 얻어 48.0%'1천469만2천632표를 획득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108만496표(3.6% 포인트) 차이로 눌러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 득표를 하는 기록도 남겼다.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첫 부녀(父女)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박 당선인은 1974년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5년간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내년 2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2. '강남스타일' 지구촌 강타

싸이(본명 박재상'35)의 6집 신곡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국내 앨범 발표와 동시에 유튜브에 올린 뮤직비디오 동영상이 말춤 열풍으로 불붙었다. '세계 최초 유튜브 조회 수 10억 건 돌파' '빌보드 핫100(싱글 차트) 7주 연속 2위' 등의 대기록들을 남겼다. 7월 15일 공개 한 달도 되지 않아 유튜브에서 조회 수 1천만 건을 찍더니 12월 22일엔 10억 뷰를 돌파했다. 한국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서 7주간 2위를 차지했으며 영국 UK 차트, 300여 개국 아이튠스 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유럽뮤직어워즈(EMA), 아메리칸뮤직어워드(AMA)도 그의 차지였다. 마돈나와 합동 무대를 선보인 싸이는 연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앞에서도 말춤을 선보였다. 싸이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정식 앨범을 발매한다.

3. 한국, 런던올림픽서 원정 역대 최고 종합 5위

올해 여름은 런던에서 들려오는 잇단 승전보로 행복했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당초 목표로 했던 '10-10'(금메달 10개'종합순위 10위)을 넘어선 종합 5위를 달성하며 역대 원정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올렸다. 한국은 88서울올림픽 당시 종합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은 대회 개막 첫날, 사격 10m공기권총에서 진종오가 금메달을 쏘며 금빛 행진을 이어갔다. 폐막 전날에는 복싱 라이트급(60㎏)의 한순철이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금메달 13, 은메달 8, 동메달 7개를 따내는 기염을 통했다. 특히 한국 선수단은 '박태환 실격' '1초 오심' 등 잇단 심판의 오심과 미숙한 경기 운영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를 내면서 전 세계에 한민족의 힘을 알렸다.

4. '오원춘 사건' 등 잇단 성폭력에 국민 전율

아동'여성을 상대로 한 끔찍한 성폭력 사건이 유난히 많았다. 특히 4월 경기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사건'은 피해 여성이 위급한 상황에서 112에 신고했음에도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무참히 살해됐다는 점에서 온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이 사건으로 공분이 일자 조현오 경찰청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사퇴했다.

여주 4세 여아 성추행 사건을 비롯해 평택에서 인면수심 큰아버지가 어린 조카를 무려 7년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임신과 낙태까지 시킨 사건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법원은 잔혹한 아동 성폭력 범죄가 늘자 아동 성범죄자에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양형 기준도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5. '안철수 신드롬'

대선의 해를 맞아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이 불거지면서 '안철수 신드롬'이 확산됐다. 안철수 씨는 지난해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올 초부터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다. 한때 박 당선인과의 가상대결에서 박 당선인을 앞서기도 했다.

안 씨는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정치인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내 김미경 씨의 다운계약서 작성 등으로 인해 안 씨에 대한 검증이 시작된 데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대선 후보 사퇴라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안철수 신드롬은 진행형이다. 사퇴로 인해 '안풍'이 잠시 멈췄지만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안철수발 정계개편'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6. '녹조 비상' 낙동강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8월 낙동강 상류에 녹조 비상이 걸렸다. 6월 낙동강 하류인 창녕 함안보 인근 칠서와 본포취수장에서 처음 발견된 녹조가 합천창녕보를 지나 7월에는 낙동강 중류인 대구 달성보와 경북 구미를 거쳐 8월에는 경북 상주 등 상류 쪽으로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낙동강 곳곳이 푸른 물감을 뿌려놓은 듯 녹색으로 변하면서 식수원에 비상이 걸렸다.

환경단체에서는 녹조의 주범으로 4대강 사업을 지목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보를 만드는 바람에 강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녹조현상이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 당국은 여름에 비가 적게 내리고 고온이 지속되면 발생하는 자연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 녹조현상, 물고기 떼죽음 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7. 구미 불산 사태

경북 구미에서 최악의 화학사고가 발생했다. 9월 27일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 제4국가산업단지 화학제품 생산업체에서 불산가스가 유출됐다. 근로자들이 탱크로리에 실려 있던 불산가스를 저장소로 옮기던 중 실수로 가스 밸브를 건드려 가스가 유출되는 바람에 5명이 숨지고 주민, 근로자 등 수천 명이 치료를 받는 등 엄청난 피해가 잇따랐다. 가스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면서 농작물이 말라죽고 가축 피해가 잇따르는 등 2개 마을이 초토화됐다. 정부는 구미시 산동면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지원에 나섰지만 아직도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구미는 이 사고로 한순간 '사고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안전불감증과 총체적 관리부실, 지방자치단체 등의 위기대응 능력 부재, 사후관리에 대한 인식부족 등 커다란 교훈을 남겼다.

8.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학교폭력'

올 한 해 대구경북에서만 15명이 넘는 10대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거 성적을 비관하거나 가정 문제, 지병 등 개인적인 문제가 주된 원인이었다면 최근에는 학교폭력이 원흉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집단따돌림을 견디다 못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학교폭력 문제는 우리 사회의 큰 이슈로 떠올랐다. 유서에 적혀 있던 학교폭력 실태를 접한 어른들은 아연실색했다. 교육 당국은 부랴부랴 학교폭력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고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학교폭력 근절 방안을 쏟아냈다. 소위 '일진'으로 불리는 폭력 학생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과 함께 피해 학생에 대한 구제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법원에서도 최근 가해학생들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등 학교폭력에 대한 엄단 의지를 밝히고 있다.

9. 최갑복 탈주 등 경찰 기강 해이 심각

영화 속 쇼생크 탈출이 대구에서 벌어졌다. 9월 17일 오전 5시 강도상해 혐의로 붙잡혀 대구 동부경찰서에 수감됐던 최갑복(50) 씨가 유치장 배식구로 달아나는 영화 같은 일이 발생했다. 옷을 벗고 몸에 피부연고를 바른 그는 가로 45㎝, 세로 16㎝에 불과한 배식구 틈새로 빠져나가 유유히 사라졌다. 여장을 하고 차량과 지갑 등을 훔친 최 씨는 대구에서 경북 청도를 거쳐 경남 밀양까지 경찰의 추격을 교묘히 따돌리며 도주극을 벌였다. 탈주 엿새 만인 9월 22일 경남 밀양시 하남읍에 숨어 있던 최 씨가 붙잡힌 것은 시민의 신고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사건은 대구 경찰에 큰 치욕과 상처를 남겼다. 최 씨가 도주할 당시 잠을 잤던 유치장 근무자 2명은 1계급 강등됐고, 3명은 정직 1개월, 4명은 견책 처분을 받았다.

10. 20년 만의 대구전국체전 '성공'

10월 11일 '맘'몸'뜻, 달구벌에서 하나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93회 전국체육대회가 20년 만에 대구에서 열려 달구벌을 후끈 달궜다. 전국체전 사상 개회식 입장권이 매진된 것은 처음이었고, 인터넷에서는 공짜 표가 1만~2만원에 거래되는 일도 벌어졌다. 17개 시'도 2만4천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또 대회 기간 열린 컬러풀 페스티벌 등 문화행사와 시민들의 미소와 친절은 '딱딱하고 무뚝뚝한' 대구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켰다. 대구는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체조 여고부에 출전했던 성지혜(대구체고)는 5관왕과 함께 MVP를 거머쥐며 개최지의 자존심을 지켰다.

정리'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국제 뉴스

1. 北 김정은 체제 안착과 로켓 발사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그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정권을 이어받았다. 김정은은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되며 사실상 권력 승계를 확고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12월에는 '은하 3호'라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500㎏의 탄두를 1만㎞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사실상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동북아 안보 정세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유럽 위기와 미 재정절벽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 지속

2009년 그리스에서 비롯된 남유럽 재정 위기가 유로존 전체를 뒤흔들더니 세계 경제의 발목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 매입에 나서는 등 급한 불은 끄고 있지만 스페인'그리스의 청년 실업률이 55%를 넘어서는 등 위기는 지속 중이다. 최근 미국도 국가부채가 위험수위에 다다르면서 '재정절벽'(Fiscal cliff'정부의 재정 지출이 갑자기 중단되거나 줄어들 경우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것) 상황을 보이고 있어 세계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 日 보수 우경화 속 자민당, 3년 만에 정권 재탈환

일본 재무장 등 평화헌법 개정을 공약한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재가 12월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하며 총리직에 복귀했다. 자민당은 3년 3개월 만에 다시 정권을 잡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중국과의 영토 분쟁이 심화되며 나타난 일본 사회의 우경화 추세가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아베 신임 총리는 일본군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등 역대 정부의 과거사 반성을 부정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 아웅산 수치, 미얀마 보궐선거 승리…미얀마 정치'경제 개혁

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4월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23년 만에 제도권 정치에 진출했다.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문민정부 출범 이후 경제와 정치 개혁을 주도하며 미얀마에 대한 서방국의 제재 해제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치 여사와 테인 세인 대통령은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P)가 선정한 '올해의 사상가'에 나란히 선정됐다.

5. 미국 대선, 오바마 재선 성공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치러진 미국 45대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재선에 성공한 첫 흑인 대통령'의 역사를 쓴 것.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금융위기 여파와 높은 실업률 등 난관을 뚫고 소수민족'여성'중도층'청년층 등 다양한 유권자 층의 지지에 힘입어 4년 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경제 살리기와 국론 분열 극복이라는 새로운 과제도 안게 됐다.

6. 中'日, 센카쿠 둘러싸고 격렬한 대립

중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 국가들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9월 일본이 동중국해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 국유화 선언을 한 이후 중'일 갈등은 무력충돌 직전까지 갔다. 이에 중국은 지난해 12월 난징 대학살 75주년을 맞아 센카쿠 영공에 항공기를 띄우기도 했다. 남중국해도 시끄럽다. 중국이 영유권을 강화하자 필리핀은 미국과 일본을, 베트남은 인도를 끌어들여 중국에 맞서고 있다.

7. 시진핑, 당 총서기 등극…中 5세대 지도부 출범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1월 당대회를 열고 시진핑 총서기를 중심으로 하는 5세대 최고지도부를 출범시켰다. 10년 만에 권력 교체를 단행한 것. 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4세대 지도부는 내년 3월까지 모두 은퇴할 예정이다. 시 총서기의 5세대 지도부는 향후 10년간 중국과 미국의 본격적인 G2(세계 주요 2개국) 시대를 만들어나갈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이 고성장을 이루며 심화된 빈부'지역 간 격차, 사회적 갈등 폭발 등 과제도 풀어야 한다.

8. 삼성-애플 美'유럽 등서 특허분쟁

삼성과 애플은 자사 주력 제품인 '갤럭시'와 '아이폰' 등의 디자인'통신기술'사용자 환경 특허 등을 놓고 올해까지 9개가 넘는 국가에서 30여 건의 특허 소송을 벌이며 이슈를 낳았다. 2011년 4월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낸 것을 시작으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각 기업은 소송전을 통해 기업 이미지 상승 등 부가적인 효과도 전략적으로 꾀하는 모습이다.

9. 시리아 내전 최소 4만 명 사망 등 중동 다시 혼돈

중동에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정부군과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반군이 대치하는 내전을 겪고 있다. 그로 인한 사망자는 4만4천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40여 년 장기집권한 아사드 정부에 대항하는 민주화 요구의 하나로 소규모 평화 시위로 출발한 것이 정부군의 발포를 시작으로 내전으로까지 촉발된 것이다. 이집트도 6월, 60년 만에 치러진 자유 민주 선거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지지 세력과 반대파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무력 충돌로 11월 100여 명이 넘는 가자지구 주민이 사망했다.

10. 푸틴 대통령 복귀 '푸틴 3기' 출범

5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세 번째 임기를 맞았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두 차례 연속 대통령직을 맡았던 푸틴은 이후 4년간 총리직을 맡은 뒤 다시 대통령을 맡게 됐다. 하지만 취임식 이후 정치적 탄압'반사회적 정책 추진'시민사회에 대한 압력 행사 등의 중단을 요구하는 반 푸틴'반 정부 시위가 계속 벌어지는 등 '강한 러시아'를 내세우는 푸틴 정부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

정리=황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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