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은 중국 최대의 곡창이다. 쌀과 밀을 포함한 곡물 생산량이 중국에서 1, 2위를 다툰다. 양쯔강을 비롯해 네 개의 큰 강이 흐른다고 해서 쓰촨(四川)이란 이름을 얻었다. 토지가 비옥하고 수확이 많다 보니 쥐도 많고 고양이도 많았다. 이 지방에는 황묘백묘란 속담이 전해져 왔다. 곡식을 보호하기 위해 누런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최고라는 속담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시조로 불리는 덩샤오핑의 고향이 쓰촨이었다. 실용주의자였던 그는 1981년 실권을 잡은 후 고향에 전해오던 황묘백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자본주의건 공산주의건 인민만 잘살게 하면 그만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검은색이든 흰색이든 색깔은 그에게 무의미했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가 흑묘백묘를 내세워 추구한 가치는 첫째 인민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것이 최상의 목적이다, 둘째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도입한다, 셋째 최대한 빨리 폭넓은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지난 2월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하면서 당 컬러를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꾼 것은 의외였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빨간색은 공산주의 내지는 공산주의자를 상징하는 색으로 인식돼 왔던 탓이다. 공산주의자를 표현할 때는 빨갱이란 표현이 늘 사용됐다. 그 빨간색을 집권 여당이 들고 나왔으니 당내에서부터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 기간 새누리당 운동원들은 빨간 점퍼에 빨간 머플러를 두르고 전국을 누볐다. 빨간 재킷에 빨간 운동화, 빨간 마우스까지 등장했다. 인파가 몰리는 네거리나 유세장은 어김없이 빨간색 물결을 이뤘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그린을 버리고 노무현 시절 사용했던 노란색으로 돌아갔다. 민주당 유세장은 노란색 일색이었지만 빨간색만큼 강렬하지는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빨간 점퍼 차림의 박근혜 후보를 택했다. 새누리당이 그동안 금기시돼 온 빨간색을 취했고 국민들은 레드 콤플렉스를 벗어던졌다. 애초부터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빨간색이냐 노란색이냐가 아니었다. 국민들은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발전시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물로 박근혜를 택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들의 선택에 화답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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