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해외에서 더 주목
몇 년 전, 인터넷 블로그를 뜨겁게 달군 기사가 있었다. 내용은 미국과 유럽의 작곡가로 구성된 세계 아름다운 곡 선정 대회에서 80%가 넘는 지지율을 얻은 아리랑이 1위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비공식적인 기사이긴 하지만 그만큼 외국인들이 아리랑을 좋아하고 세계의 음악가들이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전 한미연합사령관 월터 샤프(Walter L. Sharp)의 퇴임식에서 미 국방성 군악대는 37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퇴임하는 월터 샤프 사령관을 위해 그가 평소 좋아하던 아리랑을 연주했다. 마지막 군 생활을 마감하는 퇴임식에 그것도 본국에서 우리의 아리랑을 연주케 했다면 얼마나 한국을 사랑하고, 또 아리랑을 좋아했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2002년에는 일본의 카시와 고교 오케스트라가 세계 취주악경연대회에서 아리랑을 연주해 1등을 수상하였다. 지도교사 이시다 슈이치는 음악적 매력 때문에 아리랑을 연주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아리랑을 좋아하고 이 학교에 진학하면 아리랑을 연주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아리랑이 어떤 문화와도 융합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일본 궁중음악과 융합을 시도했다.
미국의 장로교회에서는 아리랑이 찬송가에 'Christ, You are the fullness'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신자들은 따라 부르기 좋은 노래이며 특별한 감동을 느낀다고 한다.
한국전쟁 직후 미국에서는 아리랑을 '아디동 블루스'라는 제목으로 오스카 페티포드가 블루스로 편곡해 발매 1주일 만에 이 주의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76년 프랑스 작곡가 폴 모리아는 유럽에 아리랑을 'Eastern Love Song'으로 소개했다. 1999년 미국 뉴에이지 음악의 거장 조지 윈스턴이 'Plains' 앨범에 아리랑을 수록하면서 워낙 아름다운 곡이기 때문에 다시는 설명이 필요 없다고 했다.
또 2008년에는 미국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니가 서울과 평양에서 아리랑을 연주하여 남과 북의 가슴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9년 노르웨이 출신 유명 재즈가수 잉거 마리는 "아리랑은 열린 선율을 가진 치유적인 노래이다"라고 강연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최근 중국은 조선족 아리랑을 자국의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우리는 부랴부랴 우리나라 전역에 모든 아리랑을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럴 때면 꼭 하는 말이 있다. 바로 '뒷북친다'는 말이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지켜내지 못하면 남에게 빼앗기기 십상이다. 눈에 보이는 영토와 물질뿐 아니라 문화도 자국의 큰 재산이다. 이제는 외국인들이 사랑한 것 이상으로 스스로 우리의 아리랑을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 지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아리랑을 한 번 불러보자.
유대안(작곡가'음악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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