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발의 가능한 의석 얻어…극우파 아베 총리로 재집권
자민당이 16일 실시된 일본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해 3년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자민당의 승리를 주도한 극우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는 이달 26일 제96대 총리에 취임해 5년3개월 만에 재집권한다.
자민당은 총선 개표 결과 17일 오전 현재 전체 중의원 의석(480석) 가운데 과반(241석)을 훌쩍 넘어 294석을 확보했다. 개표가 진행 중인 선거구 중에도 자민당 후보가 앞서는 곳이 있어 무려 300석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승리다. 기존 의석(118석)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중의원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는 절대안정의석(269석)을 초과한다.
자민당은 31석을 확보한 공명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양당 의석을 합치면 320석을 넘는다. 320석은 참의원(상원)에서 법안이 부결되더라도 중의원에서 재의결해 성립시킬 수 있는 절대 다수 의석이다. 개헌안 발의도 가능하다.
자민당은 민주당 정권의 실정과 2010년 9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경비선)이 충돌한 '센카쿠 사태'와 지난해 동일본대지진을 거치면서 심화된 국민 정서의 보수 우경화 흐름을 등에 업고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기존 의석(230석)의 4분의 1가량인 56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2009년 8월30일 총선에서 국민의 변화 열망과 자민당에 대한 염증에 힘입어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으나 정책 혼선과 내분으로 국민의 신임을 잃고 몰락했다. 민주당 대표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대표가 이끄는 일본유신회는 52석을 확보, 제3당의 지위를 확보했다.
아베 정권은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 부양을 위해 공약으로 제시한 2%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목표 달성을 향해 중앙은행을 앞세워 과감한 금융완화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국가안전보장기본법 제정, 헌법 개정을 통한 국방군 보유, 자위대의 인원'장비'예산 증강, 센카쿠 실효지배 강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익 정치인인 아베 차기 총리가 우경화한 외교안보 정책을 밀어붙이고 영토와 역사 문제 등에서 강경한 자세를 보일 경우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 심각한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2006∼2007년에 이어 두 번째 총리직을 수행하는 아베 총재는 종조부(할아버지의 형제)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와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가 총리에 올랐고,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는 외무상을 지냈다.
한편 5년 전 사임 이유로 거론한 궤양성 대장염은 신약 덕분에 완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베 총재의 건강과 위기관리 능력에 여전히 의문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부인 아키에(昭惠'50) 여사는 2010년에 세상을 떠난 탤런트 박용하의 열렬한 팬으로 유명하다. 2006년 방한 시에는 서울 광희초교에서 한글 교과서를 술술 읽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어 공부나 한국 드라마 시청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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