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서울에 살다 시골로 오는 것을 '낙향'(落鄕)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낙향이 전해주는 의미는 주류 사회에서의 탈락과 사업 실패, 건강 악화, 고향에 대한 수구초심(首丘初心)으로 해석돼 왔다.
평론가로 유명한 강준만 선생은 "선거용 낙향도 간혹 있다"고 했다. 즉 서울에서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다 보니 돈은 벌었고, 이름이나 알리려고 이 궁리 저 궁리 하다 인물도 안 되면서 출마해 보겠다고 고향을 찾아 내려오는 사람을 일컫는다.
서울에서 잘나갈 때는 고향을 등한시하던 그들이 언제부터 애향심이 많았는지는 몰라도 고향 사람들이 그렇게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고향 사랑은 말보다 실천이 필요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 중소 자영업의 회복을 위해서는 대형마트의 허가제 도입이나 영업 시간을 제한하는 조치는 시급한 문제다.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과 합의를 통해 이러한 법률이나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지방의회 자치입법권 확대다.
지역주민의 구체적인 삶의 형태를 어떻게 중앙정부나 국회에서 전국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단 말인가? 또 지역 개발을 위한 예산 지원도 그렇다. 중앙정부만 설득해서 사업 승인과 예산 배정이 이루어지는 관행은 문제가 많다. 지역의 주요 현안을 중앙정부가 잘 알 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책상에서 도면이나 사진으로 이루어지는 심사는 부실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서울에 가고 싶지도 않고 가기도 싫다. 이제 서울에 가지 않고도 지역은 자신의 특성과 자원을 찾아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 자원과 권한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각종 사업의 효율성과 성공 가능성, 민주성, 주민 참여 등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지역 주민 그리고 지방정부와 의회 등이 지역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십년수목 백년수인'(十年樹木 百年樹人). 나무는 10년을 내다보고 심고, 사람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키워낸다는 뜻이다. 계사년을 앞두고 이 말이 전하는 참뜻을 되새겨야 할 때다.
신종운(상주상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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