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손발 저림

입력 2012-12-03 08:00:00

밤낮으로 쑤시고 저린데 혈액순환 문제 아니었네?

손발 저림은 대부분 혈액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손발 곳곳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에 이상이 와서 생기는 증상이다.
손발 저림은 대부분 혈액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손발 곳곳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에 이상이 와서 생기는 증상이다.

손발 저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손과 발이 함께 저리기도 하고 따로 오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손이나 발 중에 어느 하나가 더 저린 경우도 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거나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진다. 행여 중풍이 오는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을 한다. 어떤 사람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되어서 이런 증상이 오는 것은 아닐까 하고 염려하기도 한다.

◆원인은 말초신경 이상 때문

손발 저림은 대부분 손발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에 이상이 와서 생기는 증상이다. 물론 뇌나 척수 등 중추신경에 이상이 생기거나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경우에도 저린 증상이 올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는 드물다.

신체 구석구석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은 여러 이유로 잘 손상된다. 특히 당뇨병, 신장병, 갑상선 이상, 장기간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 오랜 기간 신경에 독성이 생길 수 있는 약을 복용한 경우, 영양이 부족한 경우 등이다.

특히 손발 저림은 신경이 잘 눌리는 부위에 흔히 생긴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이 없이도 노화현상으로 손발 저림이 생기는 경우도 흔하다. 일부 유전적인 원인도 있다. 이런 경우엔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손발 저림과 함께 감각이 둔해지고 살이 빠지며 힘이 없어진다. 자다가 손발이 저려서 깨는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은 발의 감각이 둔해져서 마치 솜이불 위를 걷는 것 같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걸음도 불편해지고 비틀거린다. 특히 밤길을 걷기가 힘들어진다. 물론 수족냉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자주 손발을 주무르거나 손을 털기도 한다. 손에 힘이 빠져서 병뚜껑을 따는 것조차 힘들어지기도 한다.

◆원인 질환 치료가 급선무

증상을 확인한 뒤 나이, 직업, 과거 앓았던 병, 가족들이 앓고 있는 병 등을 알아본 후 신경 진찰을 해 보면 대부분 진단이 된다. 하지만 혈액검사, 소변검사, 근전도검사 등도 손발 저림의 진단에 중요하다. 손발 저림이 자꾸 심해지고 몇 년에 걸쳐 진행이 되는 경우에는 뇌척수액검사를 하기도 한다. 수족냉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말초순환검사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발 저림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다. 요즘은 성인병 중 당뇨병이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따라서 손발이 저린 경우에는 당뇨병이 있는지 우선 검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슷한 저림 증상이라 해도 발생 부위에 따라 원인은 확연히 다르다. 특히 발저림 증상은 다른 전신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원인을 파악한 뒤 치료에 나서야 한다. 발저림의 경우, 가장 주목해야 할 질환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다. 당뇨병의 2차적 합병증으로 발끝부터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엔 발끝이 저리기 시작해서 몸쪽으로 점점 증상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저린 증상이 발목 부위까지 진행되면 손끝 부위가 저리기 시작한다.

◆신경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 받아야

일단 약물로 치료하면 대부분 환자가 효과를 본다. 물론 손발 저림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의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원인 질환이 근본적으로 치료 또는 조절되지 않으면 손발 저림이 나아질 수 없다. 장기간 복용하는 약물이 손발 저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약물치료에 반응이 적으면 신경통증 치료를 함께하면 효과적이다.

필요한 경우에는 말초순환제를 같이 써도 효과가 있다. 일부에선 따뜻한 물에 손발을 자주 담가 마사지를 해도 저린 증상이 좋아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항상 손발이 따뜻하도록 보온을 하거나 장갑을 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직업상 손을 반복적으로 장시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작업시간을 조금 줄이거나 작업 중간중간에 자주 쉬어 신경의 긴장을 풀어 주는 것도 좋다. 잘 때에도 몸을 웅크리는 것보다는 사지를 편하게 편 상태에서 자는 것이 좋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신경과 이동국 교수는 "손발 저림은 날씨가 추워지면 더 힘들어지고, 잠을 못 이루는 탓에 성격도 짜증스럽게 변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며 "신경과 의사의 정확한 진찰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했다.

도움말 = 대구가톨릭대병원 신경과 이동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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