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파국으로 치닫던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가 한상대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로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내분이 쉽게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거액 뇌물, 성추문 등 검사들의 잇단 비리 사건 후 사태 수습 과정에서 불거졌던 한상대 검찰총장과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맞대결이 한 총장의 사퇴로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수부 폐지, 항명 논란 등 시한폭탄이 여전히 남아 있어 검찰 분열이 쉽게 봉합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30일 오전 전격 사퇴했다. 당초 이날 오후 검찰 개혁 방안 및 대국민 사과문 발표와 함께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됐었다. 한 총장은 사퇴 발표문을 통해 "검사의 억대 뇌물, 성행위 등 차마 말씀드리기조차 부끄러운 사건들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러한 검사들의 범죄에 대해 검찰 총수로서 어떤 비난과 질책도 달게 받겠다.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다. 검찰 개혁을 포함한 모든 현안을 후임자에게 맡기고 작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 총장이 예상과 달리 중수부 폐지 등을 담은 검찰 개혁 방안을 후임에게 미루고 퇴진함에 따라 연이은 대충돌은 피했지만 향후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중수부 폐지의 경우 검찰 쇄신을 놓고 한 총장과 최 중수부장 등이 직접 마찰을 빚고 갈등을 불러왔던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검찰 개혁 작업이 계속될 경우 거론될 수밖에 없는 주요 대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찰 내분과 한 총장 사퇴 등의 책임을 지고 최 중수부장 등 수뇌부가 모두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은 상태다. 대검 감찰본부의 최 중수부장에 대한 공개 감찰 착수 발표 후 최 중수부장이 '보복성 감찰'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고, 이후 한 총장의 용퇴 건의가 잇따른 뒤 결국 퇴진한 만큼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핵심 참모가 검찰 총수에게 정면 도전한 '항명'으로 비쳤기 때문.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도 29일 일선 검사의 금품 수수 혐의, 검찰총장과 중수부장과의 알력 등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권재진 법무장관, 한상대 검찰총장, 최재경 중수부장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 내부의 분열도 쉽게 아물지 불투명하다. 중수부 폐지 등을 둘러싸고 특수통 검사의 맏형 격인 최 중수부장과 기획통인 한 총장과의 파워 싸움이 진행되면서 특수수사 및 기획 계통 검사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등 내부적으로 적잖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실제 최 중수부장에 대한 공개 감찰이 발표되자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등의 특수통 검사들의 반발이 거셌다.
이와 함께 기소권 독점 등 검찰만이 가진 권력을 분산하고 수사권을 조정하자는 등 검찰 개혁에 대한 정치권, 경찰 등 외부의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검찰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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