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다람쥐, 청설모, 어치 도토리 숨기기의 승자는 참나무

입력 2012-11-28 07:18:43

KBS1 '환경스페셜' 28일 오후 10시

KBS 1TV '환경스페셜-도토리 쟁탈전'편이 28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도토리는 가을의 선물이다. 올해는 태풍으로 도토리 흉년이다. 그래서 야생의 도토리 쟁탈전은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열매가 익기 전부터 참나무는 다람쥐의 은인이다. 연한 참나무 새순과 잎사귀에 몰려든 매미나방 애벌레들은 그대로 다람쥐 어미의 먹이가 되고, 새끼들에게 주는 젖이 된다. 도토리는 크고 무거운 열매이며 양분이 많다. 다람쥐 입에는 몇 개나 들어갈까? 제작진이 관찰한 것은 최대 7개였다. 뺨주머니의 신축성이 좋아 도토리를 입안에 가득 넣고 저장 장소로 이동한다. 저장할 때는 도토리 껍질을 벗기고 땅 속에 묻는다. 겨울 식량이기 때문이다. 근접 촬영한 다람쥐의 생태, 왕새매와 고양이의 다람쥐 습격, 시련 속에서도 새끼를 키워내는 다람쥐의 육아일기를 보여준다.

청설모가 숨긴 도토리를 다른 청설모가 슬쩍 빼먹는다. 청설모는 낙엽 밑에 도토리를 저장하는 습성이 있다.청설모는 예민한 후각으로 낙엽 밑의 도토리를 귀신같이 찾아낸다. 가을이면 도토리를 숨기고 훔치는 전쟁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 도토리를 공중에서 따가는 것은 어치다. 어치는 하루에 100~300여 개까지 도토리를 저장한다. 잘 익은 도토리는 껍질을 까서 그 자리에서 먹고, 덜 익은 것은 목에 넣어 옮겨가 저장한다. 청설모와 어치는 참나무의 강력한 천적이지만, 씨앗을 산꼭대기까지 멀리 퍼뜨리는 일등 공신의 역할도 한다. 숨겨둔 도토리의 70~95%를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청설모의 독특한 저장 방식도 도토리 발아율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청설모는 흙을 조금 파고 도토리를 묻은 다음 낙엽으로 덮어, 발아하기 좋은 조건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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