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온 박근혜…대구·경북 지방의원과 점심

입력 2012-11-23 10:15:46

안동-대구-포항 방문…시장 등 민생현장 누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발걸음이 요즘 가벼워졌다.

야권 대선 후보들이 단일화라는 '블랙 홀'에 빠져 있는 동안 민생탐방과 여론수렴, 정책 발표를 병행하며 '내 표'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과거사 논란'에 발목이 잡혀 있을 때와는 완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대선 후보 등록(25, 26일)을 앞둔 박 후보는 마지막 배수진을 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기득권 내려놓기와 진정성 보여주기로 요약된다.

박 후보는 우선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를 공식적으로 밝힌다. 이번 대선 출마가 '마지막 도전'임을 보여줌과 동시에 의원직으로의 복귀는 없다는 선언이다. 기득권 내려놓기의 하나로 읽힌다. 박 후보는 22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의원직 사퇴에 대해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1998년 보궐선거에서 대구 달성군에 출마해 내리 4선에 성공했다. 지난 4'11 총선에선 비례대표 11번을 받아 5선이 됐다. 일각에서는 "의원직 사퇴라는 카드도 좋지만 이번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국민에게 제대로 읍소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아직 의원직 사퇴에 대한 견해를 내놓은 바가 없다.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을 놓고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을 했던 박 후보는 사과의 진정성을 담보하고자 유신 이후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을 공동 발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00%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준비한 법안으로 유신 이후 긴급조치를 받아 구속되거나 피해를 본 2천여 명의 명예를 회복하고, 피해를 보상해주는 특별법이다. '아버지 시대와의 화해'이자 '과거사 마침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위원회의 발의 배경이다. 민주통합당이 '부마민주항쟁 진상 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과 예우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키로 한데 대한 맞불 성격도 있다.

박 후보는 23일 자신의 고향인 대구경북을 찾았다. 안동시 남부동 '문화의 거리'를 찾아 연평도 포격 사건 2주기 추모분향소에서 헌화하고 분향했다. 박 후보는 또 대구 북구의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손을 잡았고 이후 포항으로 옮겨 죽도시장을 방문했다. 앞서 대구'경북 지방의원 400명과 점심을 함께하기도 했다. 당 한쪽에서는 대선정국에서 이번 대구경북 방문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전했다. 1997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출마했을 때 호남이 "더는 내려오지 않아도 된다"며 집토끼 걱정을 덜어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박 후보가 최근 전통시장을 자주 찾는 것을 두고 '경제민주화' 실천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지지 선언, 호남 총리 러닝메이트 등에 대한 질문에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곧 이요…"라고 했다. 단일화 맞불 카드는 이 밖에도 몇 가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쇼는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박 후보의 뜻이고 "정치공학보다는 진심이 통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캠프에서 박 후보 눈치를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진실공방과 관련해선 "숨길 것 없이 당당하다면 합법적 절차를 거쳐 대화록을 공개해서 보면 된다. 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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