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학생·맛집기자·봉사자 '1인3역'…미얀마 출신 기자 산다 툰

입력 2012-11-23 07:41:57

"앞으로 고국 미얀마에 도서관이나 학교를 짓고 싶어요. 제 바람을 향해 나아가면서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아요."

가무잡잡한 피부, 짙은 쌍꺼풀에 이국적 외모를 갖춘 산다 툰(Sanda Tun). 그녀의 한국어 실력은 거침없었다.

지금은 한국인들이 쓰는 은어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사용하지만, 외국인으로서 새로운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쉽지는 않았다.

"대구에 처음 왔을 때 이국적으로 생겼다는 이유 때문인지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이 많이 부담됐어요. 살다 보니 대구가 속 깊고 인정 많은 사람이 많은 도시라는 걸 알게 됐어요."

산다 툰은 미얀마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2008년 8월에 정부 추천 장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서울대에서 언어학을 공부한 후 현재는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대구 MBC 대구넷에서 인물, 맛 집을 취재하는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얀마 한국 신문사에서 일하던 경험을 살려 외국인 기자로 당당히 활동하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죠. 그런 믿음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산다 툰.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다시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후원 사업'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 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고 주위에서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네가 힘든 처지인 데 무슨 남을 돕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새로운 열정이 생기자 힘들게 했던 일들도 별일 아닌 것들로 됐죠."

후원 사업을 위해 평소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올해에는 미얀마에서 교사로 일하는 어머니의 추천을 받아 미얀마 학생 2명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었다. 11월에는 미얀마로 귀국해 시설이 열악한 학교 도서관에 책 100권을 기증하고 올 예정이다. 계속해서 고국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일을 이어가고 싶다는 산다 툰. 한국은 고국의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꿈을 꾸게 해주는 희망의 땅이다.

글'사진 정다은 시민기자 ekdmstkfkd1004@hanmail.net

멘토:이종민기자 chunghama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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