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5만여 환자 이송…"119응급수준 향상이 꿈"
"촌각을 다투는 현장에서 환자를 응급처치한 뒤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기는 게 119구급 활동의 핵심입니다."
대구 달서소방서 대응구조과 구급주임 강정옥(42) 씨. 그는 이달 초 대구소방본부 내에서 여성 구급대원으로서는 최초로 간부급인 소방위 계급장을 달아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의 구급대원 300여 명 가운데 남성 간부는 있었지만 여성으로는 처음이다.
영진전문대 간호학과 출신인 강 소방위는 1994년 구급대 전문요원으로 입사해 달서'중부'수성소방서 119안전센터 등지에서 18년 동안 현장을 누볐고 환자 구급건수만도 5만 건이 넘는다. 지난해 11월 달서소방서로 발령받아 구급대원의 관리와 교육, 장비 지원 등 구급행정을 담당하고 있다.
강 소방위는 그동안 구급 활동을 체계화 하는 등 많은 화제를 낳았다. 2004년 구급대원으로 있으면서 119구급 매뉴얼 책자를 전국에서 처음 제작해 소방방재청의 응급처치 표준지침 발간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 책자는 심폐소생술, 외상환자 응급처치 등 구급 활동을 담은 총서로 전국 구급대원들에게 배포됐다. 같은 해 전국 소방서에 배치된 전기심장충격기 장비를 현장에서 처음으로 사용해 환자를 살린 첫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구급 활동을 하다 보면 현장과 소방서 내부 간 구급에 대한 체감 온도 차이가 너무 큽니다. 시민들은 환자 생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만 소방서 내부 직제로는 가장 낮은 위치에 있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녀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구급 활동 예산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구급 활동에는 마스크'장갑'산소'거즈'붕대'전기충격기 패치 등 의료소모품만 70여 가지가 넘지만 한 해 소방서 의료소모품 예산은 필요 예산액의 30%도 안돼 구급 활동에 어려움이 많다. 일부 구급대원들은 현장에 출동해 의료소모품이 모자라 허둥대기 일쑤고 심지어 자비로 소모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입사 당시 구급차가 소방서별로 1대밖에 없고 근무도 24시간 맞교대로 매우 열악했습니다. 하루 14차례 출동은 기본이고 많을 땐 24차례까지 출동해 밥 먹을 시간과 잠을 잘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지금은 센터별로 구급차 1대와 구급대원 2명씩 3교대로 근무해 그나마 여건이 나아졌습니다."
강 소방위는 우리나라 119구급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것이 꿈이다. "미국의 경우 소방관은 진압'구급대원 모두 기본인명구조(BLS'2급 응급구조사) 자격이 필수며 구급대원은 전문인명구조(ALS'1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며 "미국은 현장에서 구급'진압을 통합해 운영하지만 우리나라는 분리해 구급대원만이 환자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소방본부 경우 300여 명 구급대원 가운데 1'2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갖춘 요원은 200명을 밑돌고 나머지는 구급교육만 받고 활동하는 상황이다.
1996년 대구에서 '제1기 1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취득한 강 소방위는 2005년 미국 피츠버그대학 응급구조사 과정 연수를 했고 KBS 119상,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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