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제어·점검 '무인자동'…편당 4기 지상대피장치 '첨단鐵'

입력 2012-11-20 11:06:41

[다가오는 도시철도 3호선] <1> 신기술 결집

대구도시철도 3호선 토목공사 공정률이 70%를 넘어서 2014년 하반기 개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토목공사 공정률이 70%를 넘어서 2014년 하반기 개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토목공사(대구 북구 동호동~수성구 범물동'23.95㎞)가 7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부동산, 상권 등에서 적잖은 변화가 일고 있다. 2014년 하반기 개통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3호선에 대한 시민들의 시각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3호선 때문에 빚어지는 시민 경제생활의 명암을 살펴본다.

2014년 10월 말 대구 북구 팔거천 인근 아파트단지. 도시철도 3호선이 지나자 오른쪽 차량 내부에 창문흐림장치가 가동됐다. 왼쪽 창문과 앞쪽으로는 팔거천의 억새밭과 저 멀리 함지산의 형형색색 단풍이 눈에 들어왔다. 이는 2년 후 3호선이 달리는 모습이다.

10월 말 현재 3호선 교각 및 상단부 공사는 70%가량 완료됐다. 내년 3월까지 궤도빔 설치를 끝낸 후 2013년 10월부터 시운전을 거쳐 2014년 하반기 운행한다.

3호선은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모노레일로 기존 지하철, 도시철도와는 다른 신공법, 신기술 시스템이 도입된다. 3호선의 첨단시설을 미리 들여다보자.

◆무인자동 원격제어

도시철도 1, 2호선에는 승무원이 있지만 3호선은 무인자동 운행에 차량점검도 스스로 한다. 3호선 모노레일 차량은 최첨단 운행장치를 탑재해 승무원이 필요 없다. 차량기지 출고에서부터 운행, 정차, 출입문 개폐, 차량기지 입고 등 전 과정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역위치, 구배, 곡선 등 선로 정보가 입력된 자동열차운전장치(ATO)가 탑재되기 때문. 또 열차제어장치(TCMS)가 열차의 가속과 감속을 자동제어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종합사령실에 전달하는 신호'통신체계를 구축해 종합사령실에서 운행차량을 원격제어하는 방식이다.

차량 상태도 전동차 스스로 점검하는 시스템이 장착된다. 열차제어장치에 차량 내 각종 장치를 검사하는 기능을 둬 열차운행 전에 스스로 상태를 점검해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운행에 들어간다. 운행 중에 이상이 발생하면 문제점과 대응방법을 종합사령실에 전달하게 된다.

◆어떤 안전 시스템 장착되나

시민들은 공중에 떠다닐 3호선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건설본부는 다양한 안전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3호선이 운행되면 시민들의 우려는 불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이 정지할 경우 반대 차로로 건너갈 수 있는 건넘판과 차량 앞뒤 새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건넘판이 설치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비행기에서처럼 차량에서 지상으로 대피가 가능한 스파이럴슈터(Spiral Shooter'비상탈출장치'사진)가 편당 4기 설치돼 안전하게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다.

3호선 30개 역사에는 난간형 스크린도어를 설치, 스크린도어와 차량 출입문 개폐가 연계작동돼 승객이 레일 위로 떨어질 염려가 없다.

화재 발생 시에는 차량 스스로 고압자동분사 시스템을 가동한다. 차량마다 1개의 물탱크와 가압장치, 노즐, 화재감지기를 설치해 화재감지 즉시 고압의 물을 분사하게 된다. 소화액은 물이지만 안개가 낀 상태로 분사하기 때문에 승객의 옷은 전혀 젖지 않는다. 유류화재는 물론 전기화재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으며 이 같은 장치를 차량에 탑재하는 것은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국내 최초다.

이 밖에도 모든 정거장에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교통약자 편의시설을 설치한다.

전명환 도시철도건설본부 기전부장은 "운행차량의 상태감시와 고장정보를 종합사령실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통신체계를 구축하기 때문에 고장차량을 원격조작할 수 있다. 또 일부 장치가 고장 나면 고장 나지 않은 다른 장치가 그 기능을 대신하는 이중화 방식의 시스템도 도입된다"고 말했다.

◆아파트'건물 사생활 침해 없나

3호선 차량은 지상의 높은 교각 위로 운행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아파트 등 주거지역이나 건물 밀집 지역을 통과할 때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3호선 차량의 창 크기(가로 194㎝, 세로 100㎝)는 시내버스 창 크기의 2배 정도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도시철도건설본부는 3호선이 아파트나 건물 밀집 지역을 지날 경우 자동으로 창문이 흐려지는 창문흐림장치(사진)를 도입했다. 창문흐림장치는 차량 유리에 TV화면과 같은 액정필름을 넣어 차량이 가지고 있는 선로 정보에 따라 해당 지역 접근 시 자동으로 전기공급을 차단해 액정화면이 뿌옇게 변해 바깥이 보이지 않게 된다.

창문흐림장치가 없더라도 3호선 차량이 기본 30㎞/h 이상 속도(최고속도 70㎞/h)를 내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가능성은 없다.

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은 "일본 도시철도에서 일부 창문흐림장치를 적용하고 있다"며 "창문흐림장치가 없더라도 적정 속도를 내기 때문에 해외 도시철도에서도 민원제기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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