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에도 스포츠·문화 마케팅 '톡톡'

입력 2012-11-20 10:59:42

감성 덧댄 예·적금 금리도 '두둑'

금융상품에 스포츠
금융상품에 스포츠'문화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은행은 내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특판적금'을 올 8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드라마를 보거나 좋아하는 스포츠팀을 응원하면 내 통장의 금리가 올라간다'.

금융상품이 스포츠'문화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은행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스포츠'문화마케팅을 금융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에 문화적 감성을 더하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활발히 문화마케팅을 펼치는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문화콘텐츠와 연계된 보너스금리 제공 방법 및 시스템'을 개발, 올 4월 특허등록을 완료할 정도로 문화마케팅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하나은행은 MBC 드라마 '마의'(馬醫) 시청률에 따라 최고 0.05%포인트(p)의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하나 드라마 정기예금 마의'를 이달 12일부터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 관객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금융상품을 선보였으며 2008년에는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시청률에 따라 금리우대 혜택을 주는 '베토벤 바이러스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국민은행은 2010년부터 'KB영화사랑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일 기준으로 두 달 전까지 개봉한 한국영화의 흥행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나오면 최고 0.5%p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올 7월 개봉한 '도둑들'이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7~9월 가입 고객이 0.5%p의 우대금리를 적용 받았다.

우리은행도 2010년부터 지금까지 9개의 영화 관련 금융상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영화 '간첩' 관객수에 따라 최고 0.2%p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시네마정기예금'을 2천억원 한도로 판매했다. 대구은행은 내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특판적금'을 올 8월부터 판매 중이다.

◆스포츠코드로 무장한 금융상품

스포츠마케팅을 접목한 금융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최근 NH농협은행은 2012~2013 V-리그 경기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NH프로배구 예금'을 출시했다. 고객이 응원하는 구단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최대 0.2%p, V-리그가 끝나는 내년 4월 1일까지 동원 관중이 50만 명을 넘으면 0.1%p의 가산금리가 제공된다.

대구은행은 올 6월 프로축구팀 대구FC의 선전과 대구 전국체육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대구 Fighting! 특판 정기예'적금'을 내놓은 데 이어 10월에는 '삼성라이온즈 2012 한국시리즈 우승 기원 특판예금'을 출시해 지역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부산은행은 2007년 '가을에도 야구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가을야구 정기예금'을 출시해 6년째 판매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고객 유치 효과 탁월

은행들이 스포츠'문화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는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올 10월 8~23일 '삼성라이온즈 2012 한국시리즈 우승기원 특판예금'을 판매해 17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올 6월 11일~7월 31일 판매한 '대구 Fighting! 특판 정기예'적금'은 282억원, 올 8월 16~내년 3월 31일까지 판매되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특판적금'은 올 10월 말 기준 290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올 7~9월 'KB영화사랑적금'을 판매해 289억원의 자금을 예치했다. 부산은행의 경우 '가을야구 정기예금'이 은행을 대표하는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2007년 출시 된 이후 지금까지 '가을야구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은 9만여 명이며 가입 금액은 1조4천억원에 달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대중적인 감성 코드인 스포츠와 문화가 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 고객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스포츠'문화가 결합된 금융상품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젊은층을 비롯해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려는 차원에서 상품을 내놓았다. 신규 고객 확보 뿐 아니라 문화를 사랑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 향상 효과도 있어 문화가 접목된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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