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고 코끝을 매섭게 스치는 바람이 알려주는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입동 전후로 주부들의 손길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김장철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음식 대표주자 김치. 항상 옆에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몰랐지만, 막상 식탁 위에서 볼 수 없을 때 매우 허전하고, 찾게 되는 음식이 바로 김치이지 않을까? 느끼한 서양음식을 먹을 때 문득 김치가 생각나는 경험은 비단 나만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니리라. 선조들이 물려 준 최고의 음식,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이 바로 김치이다.
김치의 효능에 대해서는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지만, 얼마큼 우리에게 좋은 친구인지 다시 한 번 김장철에 상기시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선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알려진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채소 발효식품이다.
당과 지방의 함량이 낮은 저열량 식품으로 비타민 A, C와 철분, 칼슘, 인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등의 채소는 대장암을 예방해 주고, 양념재료로 사용하는 마늘 또한 위암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게다가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의 함량이 높아 폐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체내에 들어오면 비타민 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폐암 발생이 20~30% 줄어들고, 노화도 막아준다고 한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도 완화시켜 준다고 하니 어찌 김치를 가까이하지 않을 수 있으랴. 게다가 김치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소화흡수를 줄이고 에너지대사 촉진작용도 뛰어나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김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처럼 고칼로리 패스트푸드들을 선호하는 어린이들의 식습관을 생각할 때,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김치를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장. 쉽지 않은 겨울 준비 과정이지만, 이렇게 '귀한 음식을 준비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혹은 사정상 직접 김장을 하지 못하더라도 김치에 대한 애착은 잃지 말아야 할 거 같다.
우리의 식탁 위에 올라오는 김치가 가족들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보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식탁 위 반찬들의 묵묵한 구심점 역할을 해주는 게 바로 김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 사진을 찍을 때에도 얼굴에 웃음을 만들어 주게 되는 단어가 바로 '김치'이지 않은가? 참 친근한 친구같이 고마운 음식이다. 오늘 저녁 식탁 위에 올라온 김치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고 한 점 집어드니 오늘따라 유난히 맛있고 고맙게 느껴진다.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