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초비상 "내복 입고 플러그만 뽑아도…"

입력 2012-11-17 07:12:53

올겨울 절전 대책은?

올겨울 날씨가 유난히 추울 것으로 예보되면서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연이은 원전 정지로 인해 올겨울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려 소비자들의 절전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전력수요 사상 최대치 앞에 전력당국 비상

전력당국에는 요즘 긴장감이 흐른다. 전력수급 능력은 부족한데 전력수요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전력대란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14일 예년보다 한 달 빠르게 '전력수급 비상대책 상황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거래소는 이달 12일 전력상황 전망을 유관기관 및 일반국민에게 알려주는 '전력예보'를 시행한 데 이어 전력 수급 비상상황에 돌입한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국정감사에서 올겨울 전력수요가 사상최대인 8천18만㎾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경부가 예상하는 최대 공급능력은 8천212만㎾로 예비전력이 200만㎾도 채 되지 않는다.

실제로 영하권으로 온도가 떨어지면서 전력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1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전력예비율과 예비력은 8.99%, 588만㎾로 전날 같은 시간 11.68%, 739만㎾ 대비 각각 2.69%포인트 151만㎾가 떨어졌다. 하루 사이 200만㎾ 이상 전력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이번 동절기는 월성 1호기와 영광 2호기 등 원전 2기가 멈춘데다 부품교체로 정지한 영광 5'6호기 가동이 늦어질 경우 예비력이 30만㎾까지 저하될 것으로 전망돼 사상 유례없는 전력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력거래소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는 전력수급 위기발생 시 정부 및 전력그룹사 핫라인 상시 가동체계를 확보하는 한편 이번 주부터 다음날의 전력상황 전망을 유관기관 및 일반 국민에게 알려주는 전력예보를 시행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영광 5호기가 다음 달 초에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6호기도 연내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전력수급 능력을 최대한으로 확보할 것"이라며 "각종 기관과 기업, 소비자들이 겨울철 전력수요를 조절해주는 것이 올겨울 전력 수급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력대란 막는 절전 습관

지난 2010년 이후 연간 최대 전력 수요는 여름이 아닌 겨울철에 발생했다. 전기로 열을 발생시키는 각종 난방기기들의 사용이 늘면서 2009년 6천264만㎾, 2010년 6천896만㎾, 2011년 7천313만㎾, 2012년 7천383만㎾ 등 전력 최대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동절기 집중 관리 기간에는 산업계의 수요조절관리는 가능하지만 겨울철 전력 수요의 25%를 차지하는 난방전력 관리가 중요하다. 즉 소비자들이 절전 노력이 전력대란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실내에서 전기난방을 최대한 줄이고 내복 등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난방기구 사용뿐 아니라 절전 생활습관을 당부한다.

일반 가정 소비전력의 6%가량을 차지하는 대기전력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기전력(standby power)은 가전기기의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소비되는 전력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4천억원이 대기전력으로 사라지고 있다.

가전기기 중에서도 대기전력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제품은 셋톱박스다. 텔레비전에 연결돼 외부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변경해 주는 셋톱박스는 특히 디지털 방송 전환과 IPTV 보급 등으로 인해 사용 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 셋톱박스의 대기전력은 12.3W로 TV보다 대기전력이 10배나 높다. 요금으로 환산하면 연간 5천500원 정도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셋톱박스 이용자는 1천200여만 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어 전국적으로 보면 연간 690억원이 셋톱박스 대기전력으로 허비되고 있는 셈이다.

셋톱박스 외에도 인터넷 모뎀, 스탠드형 에어컨, 보일러, 오디오 스피커 등도 대기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전기기기들이다.

지식경제부는 쓰지 않는 가전기기의 플러그를 반드시 뽑고,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멀티탭을 이용하기를 권장한다. 또 에너지 절약 마트가 부착된 제품을 구입해 절전하는 습관을 당부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여름에는 산업계와 가정의 노력으로 펼친 절전운동 덕분에 제주도가 3개월가량 쓸 수 있는 9억2천800만㎾의 전력을 절감했다"며 "이번 동절기에도 절전운동이 잘 진행된다면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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