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 돋보기] 과학중점학교 선택하기

입력 2012-11-15 14:13:31

기존 교육과정에 수학·과학 강화…전국 100곳 운영

지난달 과학고 1차 합격자가 발표되면서 2013학년도 전기모집 고등학교 입시전형이 마무리되고 있다. 과학고를 목표로 했지만 탈락한 학생들은 아쉬움이 클 것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과학고 대신에 선택할 수 있는 학교들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그중의 하나가 과학중점학교다.

과학중점학교는 선지원 후추첨으로 학생들을 뽑는다. 원하는 학교 한 곳만 지원해야 하며 과학고와는 달리 학교가 있는 지역의 거주자를 우선으로 추첨을 통해 배정한다. 이 점에서는 일반고의 추첨방식과 비슷하다. 상위 20% 이내의 성적이면서 수학'과학집중교육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과학중점학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학중점학교의 매력은 우선적으로 특목고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과학중점학교는 수학과 과학 담당교사의 비율이 40% 내외로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수학과 과학의 집중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수업료 역시 일반고와 동일하면서 입학에 대한 문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과학중점학교는 현재 전국적으로 100곳이 운영되고 있다. 대구지역은 도원고를 비롯해 함지고, 경상고, 심인고, 경원고 등이 과학중점학교다. 영재학교나 과학고는 일반계 고등학교에 비해 높은 수준의 과학교육을 실시한다. 이에 비해 과학중점학교는 기존 교육과정에 과학교육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인문소양도 키우면서 과학적 소양도 풍부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수학이나 과학을 잘하면 이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다원화된 사회에서 문과 이과를 나누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 인간이나 기술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더구나 고교 교육에서의 이과와 문과의 구분은 통합형 교육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과와 문과로 구분되어 있는 한국교육이 당장 바뀌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과 적성이지만 과학고 진학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면 과학중점학교에서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예컨대 수학·과학 집중교육을 받으면서 내신 성적 등 대학입시에 유리한 상황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과학중점과정을 이수하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과학중점과정 이수 사항을 기재하여 대학 진학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수시나 정시에서 통합논술을 실시하는 상위권 대학입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상위권 대학에서 비교과 영역과 논술이 당락을 결정하는 사례가 빈번한 만큼 과학중점학교의 비교과 교육과정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학중점학교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1학년은 공통교육과정으로 과학적 소양을 키우는데 중점을 둔다. 재량활동시간을 이용해서 과학과 수학 심화학습을 진행하기도 한다. 연간 60시간 이상의 과학체험학습과 미래의 지구환경, 과학영화의 역사 등 교양과목을 이수하며 과학적 소양을 풍부하게 만든다. 2학년부터 일반과정과 과학중점과정으로 나눠 공부하게 되는데 과학중점과정을 선택하면 수학과 과학을 전 과목의 40~50% 선으로 이수하게 되어 있다. 일반고 자연계열 학생들이 30%를 듣는 것에 비하면 학습량이 많은 편이다.

과학중점과정에서는 이론교육과 함께 실험, 탐구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기존 8개의 과학과목 외에 고급 수학'과학, 물리·화학실험 같은 과학융합 전문교과 3과목을 추가로 이수한다. 과학중점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자연계열뿐만 아니라 과학적 소양이 필요한 인문사회계열 또는 통합적 직업을 선택하는데 유리할 수 있는 셈이다. 과학중점학교나 일반고의 선택에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과학중점학교의 경우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수학'과학의 학습량이 부담되지 않고 학교생활에 적응하기도 나을 테니 말이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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