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력의 시네마 이야기] 대학원 진학시즌, 영화전공 어디로?

입력 2012-11-15 07:54:53

대입 수험생들이 수능을 막 끝내고 대학 수시모집 2차 지원을 준비 중인 요즘에 또 다른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은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는 대학 졸업예정자들이다. 학부에서 영화를 전공한 학생들이야 이미 대학원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겠지만, 필자처럼 대학 졸업 이후에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지고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막막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들은 적어도 두 가지 문제와 싸워야 하는데 하나는 앞서 이야기한 '정보'의 부족이고, 또 하나는 가족을 비롯한 주위의 '편견'이다.

먼저 비전공 진학 예정자들은 대학원 입학전형을 위해 각 대학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머리가 빙글빙글 돌 것이다.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 특수대학원 등 대학원의 종류도 다양하고 졸업 후에 받게 되는 학위 명도 다르기 때문인데 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일반대학원은 학문의 기초이론과 고도의 학술연구를 목적으로 하는데 영화평론가, 이론 교육자 등 영화이론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이에 비해 전문대학원은 쉽게 이야기해 최근 개설된 로스쿨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을 떠올리면 된다. 실기 전문 분야의 인력 양성에 필요한 실천적 이론과 실기를 배우는 등 영화 제작 및 제작 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일반대학원은 입학하면 주로 영화를 보고 논문 연구를 하게 될 것이고 '영화학' 학위가 수여되고 전문대학원은 주로 영화를 만들고 영화 분석을 하게 될 것이며 '영화제작학' 학위가 수여된다. 특수대학원은 이를 절충한 형식으로 현업 직장인이나 일반 성인을 위한 계속 교육을 목표로 하며 앞서 두 대학원이 주간에 수업을 하는 것과 다르게 야간에 수업을 진행하므로 직장을 가지고 학업을 계속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가족을 설득하고 지인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졸업 후 취업을 할 줄 알았더니 멀쩡한 대학 전공을 두고 대학원에서 새로운, 그것도 전망이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영화를 전공하겠다는데 처음부터 찬성할 부모 형제나 친구들은 아무도 없다. 또한, 취업을 못하거나 하지 않기 위한 도피처를 찾고 있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더욱 자신이 새롭게 공부하고자 하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이며 어려운 과정에 도전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실제로 국내 영화 관련 대학원의 수준은 매우 높다. 외국의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로 돌아와 지원하는 이들의 수도 엄청나고 경쟁률은 다른 여타의 대학원 과정보다 매우 치열하다. 필자도 대학원에 도전한 지 일곱 번 만에 입학했다. 후회 없는 선택이 되리라 믿는다. 단지 정말로 취업을 위한 진학이나 인생의 도피처를 찾고 있다면 이는 말려야 할 일이다.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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