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설계, 이것만은 챙기자] 하루라도 빨리 노후 준비를

입력 2012-11-13 07:28:27

월 복리 연 5% 상품 매월 20만원 투자…10년 일찍 시작하면 2배 모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생에 대한 개념이 '30+30+α'에서 '30+30+30'으로 바뀌고 있다. '30+30+30'은 자라고 배우고 준비하는 기간 30년, 사회활동을 하는 기간 30년, 그리고 은퇴 후 기간 30년을 의미한다.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의 사회안전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충당하기는 여의치 않다.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복지 정책 강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스스로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 은퇴설계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예를 들어 35세 때 월 복리로 연 5%의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에 매월 20만원씩 투자를 하면 30년 후인 65세에 1억6천715만원(세전)을 모을 수 있다. 반면 25세부터 투자를 시작하면 2배에 가까운 3억648만원(세전)을 모을 수 있다.

은퇴설계는 다른 재무설계에 비해 어렵다. 사망 시기, 질병 시기 등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계나 확률, 가족력 등을 고려해서 소요 자금을 추정하는데 변수가 많아 보수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은퇴설계를 위해서는 우선 은퇴 시 얼마의 자금이 필요한지 예측해보고 은퇴를 위해 적립하고 있는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보유자산 규모는 1억~3억원 미만이 25%, 1억원 미만이 25%, 노후자금 비축 규모는 없거나 부채만 있는 경우가 29.8%, 5천만원 미만이 27.4%로 나타났다.

노후는 자산보다는 안정적 현금흐름의 확보가 더 중요하다.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들 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OECD 평균(68.4%)보다 낮은 42.1%이다. 항목별 소득 대체율을 보면 OECD 국가의 경우 평균적으로 국민연금 30%, 퇴직연금 30%, 개인연금 10~2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26.4%, 퇴직연금 9.4%, 개인연금 6.3%다. 선진국에 비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좀 더 준비해 둘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은퇴설계는 일생에 걸쳐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이므로 한번 계획을 세웠다고 평생 똑같은 계획을 실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에 변화가 발생하면 투자계획도 변경해야 한다. 또 금융시장 환경이 변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은퇴설계는 건강검진을 받듯이 정기적으로 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계획을 수정하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은퇴설계는 재무적인 요소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 재무적인 사항 못지않게 비재무적인 사항도 중요하다. 봉사'취미'종교활동 등을 고려해서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은퇴를 즐기고 즐겁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재무적인 은퇴자금과 더불어 비재무적인 은퇴활동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은퇴는 퇴장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다. retire(은퇴)는 F1 자동차경주에서 바퀴를 교체해서 다시 출발하는 것처럼 re-tire(타이어 교체)하여 새 출발하는 시기다. 은퇴를 부정적이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박관수 메트라이프 FP센터 C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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