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친일파 연구로 경종 울린 사학자 임종국

입력 2012-11-12 07:32:42

"권좌를 뒤쫓는 장상(將相)은 많아도 민족의 내일을 근심하는 학구(學究)가 없는 상태에서 70년 통한의 침략사를 망각의 피안으로 인멸시켜가며 왔던 것이다. 이러고서도 쓸개가 있는 백성이란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묻고 싶다. 한국민의 역사 건망증에 자극제가 되기를 소망하거니와 이러한 소망은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교만이면 필망(必亡)이려니와 역사 앞에 겸허하지 않음이야말로 교만인 것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서 경종을 울리고 싶은 것이다."

일제하 문학사와 민중사, 특히 친일파의 숨겨진 활동 연구에 평생을 보내다 1989년 오늘 삶을 마친 사학자 임종국이 1986년부터 2년에 걸쳐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1945년 8'15 광복까지 약 70년간 이 땅에 강제 주둔한 침략 일본군을 파헤친 2권짜리 책 '일본군의 조선침략사' 서문에 남긴 글이다. 이 책은 일본 침략을 살펴 안보를 준비하여 국토 통일의 원리를 찾기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1929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임종국은 '자화상' 등 작품의 추천으로 시작 활동도 했는데 진면목은 '친일문학론' '일제침략과 친일파' 등 친일과 일제강점하 문학사 및 민중사 연구 등에서 나타났다. 그의 저작들은 지금도 일제강점기 및 친일파 연구에 기본서가 될 정도로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인열<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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