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삶 속에 흐르다] <4> 수질 개선 가시적인 효과

입력 2012-11-12 07:55:08

콸콸콸…본류 풍부한 수량 확보, 갈수기 '썩은 강' 없어진다

수문 연 달성보. 풍부한 수량 확보로 수질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문 연 달성보. 풍부한 수량 확보로 수질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낙동강 녹조 확산으로 식수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8일 달성군 다사읍 대구상수도사업본부 매곡정수사업소에서 직원이 취수장에서 유입된 물의 조류 농도 측정을 위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낙동강 녹조 확산으로 식수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8일 달성군 다사읍 대구상수도사업본부 매곡정수사업소에서 직원이 취수장에서 유입된 물의 조류 농도 측정을 위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뿐만 아니라 각종 수질개선사업도 함께 추진됐다. 특히 극심한 가뭄에도 풍부한 수량이 확보되면서 갈수기 때마다 만나야 했던 '냄새 나는 강'은 사라졌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특히 방류수의 수질 기준이 강화됐고, 전체 1천281개 수질 개선 사업 중 1천35개 사업이 완료되는 등 낙동강 본류 수질은 한층 개선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올 상반기 대량 녹조가 낙동강 상류까지 올라오며 식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구미에서는 물고기 수천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수질 개선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수질 개선 가시적인 효과 있어

올 상반기 극심한 가뭄에도 낙동강의 수질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올 상반기 4대강의 수질을 종합 분석한 결과, 낙동강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는 2.0㎎/L에서 1.8㎎/L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총인(T-P)도 평균값이 0.136㎎/L에서 0.074㎎/L로 46%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인은 하천이나 호소 등의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지표로 물속에 포함된 인의 총량을 말한다. 부영양화의 지표인 클로로필-a도 올해 평균값은 28.6㎎/㎥로 사업 전 21.2㎎/㎥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낙동강 각 보의 수질은 최상류인 상주보와 낙단보를 제외하면 모두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정부는 낙동강 및 인근 유역에서 물고기가 폐사한 것과 녹조 발생 원인을 4대강 사업 탓으로 돌리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격이라는 입장이다.

낙동강 구미 유역의 물고기 폐사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을뿐더러 수질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 또한 낙동강 녹조 현상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기 전부터 갈수기만 되면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올 7, 8월 발생한 녹조 현상은 강수량이 부족한데다 일조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고, 폭염으로 인한 수온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녹조 현상은 영양염류의 농도와 빛, 수온, 체류시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데도 단순히 물 흐름이 느려졌다는 게 절대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낙동강의 클로로필-a의 농도가 별 차이가 없고 녹조 현상이 북한강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오히려 환경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함께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방류기준을 강화, 오염 배출업소 단속 등 꾸준한 수질개선사업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또 기후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수질문제도 선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낙동강 보와 주요 상수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것이다.

◆녹조와 물고기 떼죽음

지난달 24일 구미시 해평취수장 하류 2㎞ 지점에 죽은 물고기들이 둥둥 떠올랐다. 폐사한 물고기들은 남구미대교 인근까지 5㎞ 구간에 걸쳐 수천여 마리에 이르렀다. 누치, 강준치, 쏘가리, 피리, 모래무지 등 물고기의 종류와 크기도 다양했다.

물고기 폐사 행렬은 1주일이나 계속됐지만 환경당국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대구환경청과 경북도 등은 낙동강과 구미천'한천 등 각 주요 지점에서 용존산소를 측정하고, 수질자동측정기로 수질검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낙동강 보 건설로 인한 물 흐름의 정체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대규모 준설로 수심이 깊어지면서 강바닥의 수중식물들이 광합성을 하지 못해 산소가 부족한데다, 강바닥에 퇴적돼 있던 오염물질이 뒤집히면서 수질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지난 8월 낙동강 중'하류 지역을 뒤덮은 녹조의 원인도 대형 보로 인해 물 흐름이 막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낙동강 8개 보의 수문을 빨리 개방해 산소를 공급해야 강의 생태적 기능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준설로 하중도가 사라지고 강 주변 습지가 공원으로 바뀌면서 철새들이 갈 곳을 잃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구미시 선산읍 원3리 김홍덕(58) 이장은 "강 주변 습지가 크게 줄어든데다 하천부지에서 주로 키우던 콩이나 옥수수 등이 사라지니 철새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공원 대신 차라리 옥수수나 호밀, 보리 등을 키우게 하면 조경용으로도 좋고, 새들의 먹이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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