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총론은 일단 합의…'후보담판·여론조사' 이견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안 후보의 단일화 제의 이후 하루 만에 두 후보의 단독 회담이 성사됐고 이제 남은 것은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에 이를 것이냐다. 현재 단일화 방안으로 두 후보의 담판과 여론조사, 모바일 투표, 패널 투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서로에게 유리한 방식이 뭔지 양측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담판? 여론?
정치권에선 현실적으로 후보 간 담판과 여론조사 방식 정도가 선택지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먼저 후보 간 담판의 경우 양측의 유불리를 떠나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급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예정된 수순이 아니냐' '짜고 친 고스톱이다'라는 등의 역풍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특히 대통령 선거의 경우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달리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과 직책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담판으로 마무리 지을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담판에 대해서는 각 후보진영에서도 썩 내키지 않는 방식이다. 먼저 민주당에선 전국 순회경선을 거쳐 당심과 민심을 반영해 확정된 후보가 후보직을 담판으로 내놓을 수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후보로의 단일화를 전제로 한 담판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후보가 자의로 후보 자리를 양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역시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당시와 달리 캠프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몸집이 무거워졌기 때문에 '담판'으로 대선 출전 여부를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기준이 모호한 담판 과정을 거쳐 대선 후보를 결정할 수 있을지, 결정되면 그 결과를 국민들은 물론 캠프 참가자들이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여론조사 방식 역시 쉬운 카드가 아니다. 패자가 여론조사방식 자체가 가지는 한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경우 뒷수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무적 차원에서 여론 조사 문안을 결정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특히 민주당에선 제1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밀렸다고 해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양보하게 되면 정당 정치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는 반대의견이 팽배하다.
안 후보 진영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민주당에서 수용할지 여부가 미지수다.
한편 안 후보 측에 비해 조직력이 강한 민주당 일각에선 17일까지 경선방식이 결정될 경우 기술적으로 국민참여경선 방식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국민경선 병행 방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제3의 방식?
문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은 8일 야권 후보 단일화 방안으로 '제3의 방식'을 각각 거론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제3의 방식이 뭔지 언급하지 않았고 접근하는 시각이 달라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는 것이 아니냐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문 후보 측의 주장은 '국민참여 경선 원칙이 지켜지는 제3의 방식'으로 읽힌다는 게 중론이다. 문 후보 측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3의 방식으로 불릴) 그런 룰이 있긴 하다. 국민참여가 기본이 된다면 안 후보의 제의를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면서 "후보의 자질과 역량을 보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TV토론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혹은 현장투표 형태의 국민참여가 일정 비율 반영된다면 새로운 방식도 가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안 후보 측이 주장하는 100% 여론조사는 수용할 수 없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나 TV토론 후 패널평가, 국민참여 경선 등 고전적인 방식을 넘어선 제3의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금껏 "선거 과정에서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여론조사나 담판이 아닌 '제3의 룰'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한 지점이 아닐까 싶다"며 "모든 것을 열어놓고 있으며, 인터넷 채널이나 민원실을 통한 국민의 제안을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후보는 8일 '새정치공동선언 발표→양 캠프 각각의 정책발표→양 캠프가 공유하는 가치'정책 제시→단일화 방식 제시'의 순서로 구성된 단일화 4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11일까지 각자 공약발표를 마무리 짓고 늦어도 12일부터는 단일화 방식 논의를 위한 테이블을 가동하자는 것이다.
정욱진'유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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