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맛 맞춘 구조, 알뜰 가격으로 승부수
최근 들어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토종기업은 분양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반면 역외기업은 '울음'을 삼키고 있다. 화성, 서한, 포스코건설 등 지역 기업이 지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잇달아 분양 성공을 거두면서 '분양 성공=지역기업'이란 공식이 정립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 본사를 둔 1군 업체들은 최근 2년간 분양률이 50%를 밑돌며 고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사정을 잘 아는 토종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과 소비자 구미에 맞는 구조로 시장을 공략한 것이 적중했다"며 "앞으로도 토종기업들이 대구경북 분양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파트 분양 지역업체 성공 가도
과거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렸던 우방, 청구, 보성 등 대구 건설업체들은 1997년 IMF 때 쓰러지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힘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태왕과 한라주택 등 지역 중견 건설업체마저 부도가 났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화성산업을 제외하고는 2010년까지 4년간 분양을 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변했다. 서한과 포스코건설이 신호탄을 쐈다. 두 회사는 극심한 불황에 허덕였던 대구 주택시장에서 입지적 장점과 소비자 욕구를 반영한 구조를 내세워 분양 성공을 이어갔다. 지난 상반기에 서한의 경산 중산지구 펜타힐즈 서한이다음 아파트는 100% 분양 신화를 만들었다. 펜타힐즈는 대기업들조차 사업성이 없다고 손을 대지 못하던 부지였다. 포스코건설도 동구 이시아폴리스에 가격 거품을 뺀 중소형 실속단지로 대부분의 물량을 분양했다.
작년 단 하루 만에 1순위 분양을 마친 달서구 용산동 삼정브리티시 역시 시중 A업체에 시공 제안을 했지만 이 업체는 사업타당성이 낮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결국 지역의 시행사와 분양사가 역세권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거품을 뺀 분양가와 꼼꼼한 시공으로 100% 분양에 성공했다. 지역 업체들의 성공은 주택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소비자들의 요구를 잘 반영했기 때문이었다.
한때 대구 부동산 시장을 휘저었던 서울의 1군 업체들은 중대형 위주의 아파트만을 고집해 미분양의 늪에 빠져 고전하고 있다.
◆오피스텔도 지역기업 선전
오피스텔 분양에서도 지역 건설사들이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에서 분양했던 오피스텔 중 성공한 단지는 대부분 지역기업이 시행, 시공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태왕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해 침산동에서 대구 최초 복층형 주거오피스텔로 366실의 80%가량을 분양했다. 노기원 대표가 태왕을 인수한지 2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건설명가'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 태왕은 현재 울산, 구미 등에서 맞춤형 오피스텔을 분양하며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이후 대영레데코의 도원푸르나임, 서한의 서한코보스카운티 등 지역 건설업체가 지은 오피스텔이 잇달아 분양에 성공했다.
화성이 16일 분양하는 대구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공원 앞 화성파크드림 시티 오피스텔도 주목받고 있다. 화성은 '2012 굿디자인상품'(Good Design Award)에서 '파크드림 가변형 소형주택 평면'이 건축디자인 부문 굿디자인으로 뽑혀, 5년 연속 굿디자인 상품 선정이란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화성 주정수 팀장은 "분양이 끝나면 본사로 돌아가 버리는 수도권 대기업브랜드보다 지역에서 지역민과 함께하는 지역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시공기술은 이미 일반화되었으며 시공비 책정에서 평면, 내부까지 지역민의 정서를 잘 알고 지역 협력업체들이 손발을 잘 맞춰 정성껏 시공한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산 것 같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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