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의 진보…몸짓을 재창조한 '동물농장'

입력 2012-11-09 07:03:18

대구시립무용단 정기공연 16, 17일 오페라하우스

박현옥 예술감독
박현옥 예술감독

조지 오웰의 고전 소설 '동물농장'이 무용으로 표현된다면 어떻게 그려질까? 대구시립무용단은 제62회 정기공연으로 '동물농장'을 현대무용으로 풀어 16일과 1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린다.

잘 알려진 조지 오웰의 원작 '동물농장'은 공산주의 사상을 비판한 정치풍자소설. 가장 이상적이고 평등해 보이는 사회구조이지만 그 내면에 감춰진 권력에 대한 모순을 그린 작품으로 1945년 초판 이후 세계적 판매량이 1천만 부를 넘어선 세계문학 명작이다. 작품 속 등장인물인 늙은 수퇘지 '메이저'는 공산주의의 마르크스를 상징하고, 젊은 수퇘지 '나폴레옹'은 독재자 스탈린을 나타낸다. 오웰은 여러 동물들을 통해 1900년대 소련을 풍자하고 있지만 가만히 작품을 들여다보면 이런 모순이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도 여전히 보이는 현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사회의 권력, 부, 명예를 향한 끝없는 욕망은 인간을 물질주의로 치닫게 하고, 이기적이고 선택적인 도덕성으로 결국 부패가 만연하고 분열된 황폐한 사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립무용단이 보여줄 '동물농장'은 원작을 현대적인 몸짓으로 재해석했다. 물론 '풍자'가 작품 곳곳에 깔려 있다. '풍자'는 그 시대를 비꼬는 약자들의 표현방식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각기 다른 동물들의 이상과 투쟁, 갈등을 몸짓으로 표현해 섬세하고도 역동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또 모두의 희망으로 건설한 권력이 부패하고 타락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무용이 가진 창조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번 작품에서 강조되는 것은 바로 '공존'이다.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 그래서 공존의 의식을 일깨워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푸른 이상향을 그려내고자 했다. 대구시립무용단 박현옥 예술감독이자 상임안무자는 "현대무용 '동물농장'은 현대사회 속에 우리를 비추어, 동물도 인간도 아닌 인간에 대한 비하와 절망적 포기를 하기보다는, 동물과는 다른 보다 인간적인, 인간이 만드는 공존의 사회를 춤추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R석 1만5천, S석 1만원. 문의 053)606-6346.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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