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물든 수변공간] 대구 단산지 산책

입력 2012-11-08 14:05:33

호젓한 솔숲 흙길 걷기 명상, 사색의 계절 만끽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걷기보다 좋은 것이 없다. 멋진 풍경은 음악과도 같아서 적당한 속도로 즐겨야 한다." 미국 '시카고 데일리 뉴스' 재직 시 퓰리처상을 받은 폴 스콧 모러 기자의 말이다. 야산 자락 오솔길이 끝없이 이어지는 단산지 주변을 걸으면 '단산지'란 이름조차 아름답게 여겨진다.

대구 동구 봉무동에 있는 단산지는 우리 지역의 보배다. 단산지 주변은 야산 솔숲 길이다.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 최고다. 혼자서 호젓하게 걸어도 좋다. 한 바퀴 돌아오는 산책로는 3.5㎞ 정도다. 저수지 주변의 봉무공원은 체육시설과 아이들 놀이터도 있고, 나비생태관도 있다. 여름에는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도 펼쳐진다.

단산지는 지역민들이 정말 좋아하는 곳이다. 도심 속에 이렇게 멋진 저수지가 있을 줄이야! 단산지는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더욱 정감이 간다.

요즘 단산지 주변은 늦가을의 정취가 물빛에 스며들어 있다. 울긋불긋한 나무의 자태가 물빛에 일렁인다. 늦가을의 정취를 맘껏 느끼고 싶다면 지금이 가장 좋다. 흙길을 걷고 싶다면 맨발 산책로를 걸으면 된다. 그러면 기분이 더욱 상큼해질 것 같다. 전망대에 올라보면 주변의 가을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쉬엄쉬엄 걸으면 짙은 낙엽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운동을 하는 주민과 연신 마주친다.

◆팔공산 올레 6코스

봉무공원과 단산지는 팔공산 올레 코스의 한 축이다. 단산지의 매력은 입구의 메타쉐쿼이어 숲길부터 시작된다. 단산지 입구에 있는 안내판을 보면 마치 소양강댐이나 충주댐의 축소판 같다. 단산지 입구에 수리조합기념비석이 서 있다. 1932년 축조된 단산지. 비석의 모습은 처참하다. 군데군데 훼손돼 글씨가 망가져 있다. 총탄의 흔적인가? 궁금증이 인다. 산책로의 어느 한 포인트에 서면 단산지가 한반도 모양으로 보이는 곳이 있다고 한다. 단산지 산책길은 입구에서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단산지 둑길부터 시작한다. 강동마을 산불초소-감채봉-구절송-체육시설-전망대-나비생태공원 입구까지다. 오른쪽은 봉무공원-나비생태체험관 등으로 이어진다. 어느 방향으로 가도 상관없다. 하지만 대부분 오른쪽 코스를 선택한다. 단산지 주변은 맨발 산책로(노란색) 3.5㎞(40분), 봉무공원 등산로(초록색) 3.7㎞(45분), 만보산책로(빨간색) 7㎞(2시간 30분)가 있다.

◆봉무레포츠공원

1992년 10월 팔공산 자락 봉무동에 조성한 레포츠공원이다. 족구장'농구장'배드민턴장'테니스장'롤러스케이트장'씨름장'체력단련장 등을 갖추고 있다. 주변은 단산지와 어린이놀이터, 녹지공간이 잘 어우러져 아기자기하다. 여름철엔 수상스키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곳은 공원 내 나비생태원이다.

2002년 문을 열었다. 화초류와 나무, 분수와 작은 물길을 만들어 애벌레와 나비가 서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살아 있는 나비와 애벌레를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어 어린이들의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에 우리나라에 사는 나비 종류와 외국의 나비 등 300여 종 1천100여 개체의 나비 표본을 전시하고 있는 나비생태학습관도 있다. 팔공산순환 대구시티투어 코스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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