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임금이 왕세자비 간택령을 내렸다. 곳곳에 방을 써 붙이자 수백 명의 규수가 응모했다. 임금은 쌀 석 되를 주며 3개월만 살다가 다시 이곳으로 오라고 했다. 3개월 후에 나타난 사람 중에 으뜸이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이 쌀을 없애 버리고 들어왔지만 그 여인은 의기양양하게 마차에 쌀가마니를 가득 싣고 들어왔다. 그는 말했다. "저는 이 쌀을 먹지 않고 떡을 만들어 '이 떡은 임금님이 주신 쌀로 만든 것'이라고 하니 삽시간에 팔려나갔습니다. 그 돈으로 계속 회전율을 높여 석 달간 잘 먹고 살다 이렇게 싣고 왔습니다."
임금이 누구를 간택했는지는 불문가지다.
임금의 의중을 알아차린 여인의 지혜도 훌륭하지만 제대로 된 공약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낸 임금의 혜안도 대단하다.
지금 우리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국운을 가름할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주요 후보 3인의 공약이 거의 동색이라 누구를 뽑아야 할지 참 난감하다. 정당 간 정치노선과 대북정책까지도 차별성이 모호하다.
후보들마다 경제민주화를 얘기한다. 하지만 성장정책을 도외시하면 복지와 일자리는 어디서 나오는가?
경제민주화는 대기업의 투자위축을 불러오고 성장 억제 뉘앙스를 준다. 1등 기업들이 대부분 제품을 기업하기 좋은 해외에서 생산하는 와중에 대기업 발목 잡기가 아니라면 이 구호를 '성장 속에 경제공정화'로 바꾸는 것이 맞다.
차라리 전 국토의 70%인 산을 활용, 식량과 사료 공히 80%가 넘는 수입의존 구조를 바꾸면 1석2조의 실효성 공약이 될 것이다.
장밋빛 복지를 너무 남발하다 보면 베푸는 사회적 분위기보다는 받을 분위기 확산으로 공짜심리와 성장답보상태를 조장 잉태한다.
IMF 등 외부의 성장지표 제시에 편승하지 말고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경제성장정책 비전을 제시해 전 국민의 희망과 성장동력으로 상승작용하는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한다.
대구경북은 우리 지역도 아닌 경남에 공항을 양보했다. 이 마당에 부산은 탐욕론을 내세워 '결사 가덕도'를 외치고 있다.
세계 100여 개국 7천 명이 참석하는 내년 대구세계에너지총회를 준비하는 이 시점에 밀양신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대선 주자들의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만약 어물쩍한 공약이라면 차라리 제2의 대체 공약도 고려해야 한다. 구미산업단지 인력의 절대다수가 대구 사람이고, 대구국가산업단지나 테크노폴리스 등을 감안할 때 대구도시철도 1호선 구지 연장이나 구지-대구-구미를 잇는 '대구광역전철망' 설치 등을 제안하는 것은 어떨까.
막막한 길을 고집하기보다 실리적 선택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공약을 바라보는 국민 시각에선 실현 가능성, 투입 재원과 산출 효과를 잣대로 경중을 따질 것이다.
곽병진/우리경영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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