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양자" "3자" 대선 TV토론 서로 다른 셈법

입력 2012-11-03 08:00:00

3명의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이 TV 토론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책 대결 없이 후보들의 자질 검증 등 네거티브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국민 앞에서 정책대결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지만 서로의 득실을 따지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이다.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은 한두 달 전 박근혜 새누리당'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에 토론회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지금껏 어느 진영으로부터도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국방송기자클럽도 세 후보가 각각 토론회에 참석해 사흘 연속으로 TV 토론을 진행하는 방안을 각 진영에 제안했지만 "다른 후보가 나온다면 고려하겠다"는 답변만 들었다.

선거법상 언론기관은 대선 1년 전부터 유력 후보와 토론회를 열 수 있다. 하지만 세 후보가 대선에 뛰어든 지 2개월, 정작 대선을 40여 일 앞둔 시점에서 3명의 유력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TV 토론은 지금껏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선이 불과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세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정책과 비전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개별 후보가 패널과 질의응답하는 TV 토론을 지금껏 한 번도 하지 않은 경우는 이번 대선이 유일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상대방 후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만 보고 표를 던지라는 식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개별 TV 토론을, 문 후보는 양자 TV 토론, 안 후보는 다자 TV 토론을 선호하는 등 각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TV 토론을 활용하는 방법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박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TV 토론은 허공에 발길질하는 것"이라며, "당장 문'안 후보가 단일화 포기를 선언한다면 당장에라도 TV 토론에 나설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신 박 후보 측은 개별 후보가 권위 있는 언론기관이 주최하는 TV 토론을 통해 검증을 받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이에 문 후보 측은 박 후보가 제안한 개별 TV 토론은 의구심을 나타냈다. 문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3자 토론이나 상호 토론을 배제하고 각각의 후보가 패널 토론으로 진행하자는 것이라면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3자 TV 토론에 가장 적극적이다. 안 후보는 이미 올해 9월 대선 출마 선언 때 정책경쟁을 위한 3자 회동을 제안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후보 간 비전과 리더십 비교를 위한 '3자 TV 국민토론'을 요구했었다. 안 후보 캠프 유민영 대변인은 "3자 TV 토론이 이뤄져야 국민이 각 후보의 정책 등을 비교'확인할 수 있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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