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추락…주식시장 호재? 악재?

입력 2012-11-03 08:00:00

환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금융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환율 하락기 주식 투자자의 가장 큰 관심은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호조에 힘입어 원화가 강세 현상을 보이면 주식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다. 경기 상승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반면 금리 인상 또는 유동성 유입 등의 금융 요인에 의해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원화 강세는 경기적 요인이 아니라 금융적 요인이 주원인이다.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등이 경기 부양을 위해 경쟁적으로 통화팽창 정책을 펼치면서 국제 사회에 엄청난 자금이 풀렸다. 이 자금이 국가신용등급 상승으로 신뢰도가 한층 더 높아진 국내 증시로 유입되면서 원화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 이는 원화 강세가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끼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는 대목이다.

그동안 원화 강세가 국내 주식시장 전반에 미친 영향은 중립적이었다. 하지만 종목별 흐름에서는 명과 암이 선명하게 갈렸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2005~2006년 당시 업종별 주가 움직임을 보면 수출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비해 내수 관련주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주가가 상승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기업의 주가에는 빨간불이 들어오지만 수입 기업에게는 환율 하락이 청신호가 된다. 또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도 원화 강세 수혜주로 분류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음식료와 제약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원화 가치 상승으로 해외여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여행업종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수출 업종은 채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원화 강세와 엔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만큼 일본 기업과 높은 경쟁 관계에 있는 업종에 대해서도 투자 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와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음식료와 제약, 외화 부채를 통해 설비 투자에 나서는 정유나 철강 대형주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고 말했다. 또 홍영기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이사는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수출 주도형으로 되어 있어 주가가 환율 하락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종목별로 원화 강세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종목별 매매 접근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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