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폐자원 활용 '도시광산' 만들자

입력 2012-11-01 10:36:55

폐금속 자원 年 4조 규모, 서울·광주 프로젝트 추진

"폐건전지, 폐휴대전화 등 폐자원을 산업화하고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삼자."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경오염, 자원 무기화 등으로 인해 도시광산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대구경북의 관심과 정책 지원이 부족하다.

도시광산(urban ming)은 폐가전제품이나 산업폐기물 등에 축적된 금속자원을 재활용해 산업 원료로 재공급하는 산업. 대구경북은 기계부품과 자동차부품, 정보통신 등 산업구조 특성상 도시광산에 적합하기 때문에 폐자원을 활용한 그린순환시스템을 구축해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왜 도시광산인가?

우리나라 광물자원 수입은 지난 5년간 무려 220조3천820억원으로 매년 20~60%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략 산업인 IT나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전자장치 등을 제조하는 데 필수적인 희소금속은 수입 의존도가 99.9%에 이른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 나라는 광물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다. 희토류는 IT산업과 전자제품, 형광체 및 광섬유 등에도 필수적인 물질인데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2010년부터 자국 내 희토류 생산량을 제한하고 수출량을 감축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매년 1천844만 대의 폐휴대폰이 발생하는 등 폐전자제품이 대량으로 쏟아지고 있다. 폐전자제품이나 폐자동차 등에서는 다양한 금속광물을 추출할 수 있어 경제적 가치가 큰 편이다. 예를 들어 금광석 1톤에서 금 5g을 채취하는 데 반해 휴대전화 1톤에서는 금 400g, 은 3㎏, 구리 131㎏ 등을 채취할 수 있다. 폐제품에서 매년 4조원 이상의 폐금속자원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폐제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금속 유해물질과 온실가스가 나오는데 그린순환시스템을 통해 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지역에선 관심과 지원 부족

대구경북은 전국에서 3번째 규모의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전자제품과 정보통신제품 등 도시광산 재료 공급이 풍부한 상황이다. 더욱이 전기전자와 정보통신, 기계부품, 자동차부품, 철강 등 도시광산 관련 산업이 주력산업으로 형성돼 있어 충분한 수요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도시광산에 대한 관심과 지원 정책은 다른 지역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2010년 도시광산화 프로젝트를 추진해 5%의 폐전자제품 재활용 수준을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고 광주시는 총사업비 2천억원을 투자해 2013년까지 한국도시광산기술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전북도도 전주자원순환특화단지를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아직 뚜렷한 지원책이나 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사회적기업 육성 등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지역의 도시광산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기업 육성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안 박사는 "도시광산은 재활용 과정에서 대부분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수행하기 때문에 지역에 도시광산과 관련한 사회적기업을 육성해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폐가전을 비롯한 생활 폐자원을 우체국이나 주민센터 등을 통해 상시 회수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연 1회 정도 수거 캠페인도 필요하다. 또한 친환경적인 정련기술 개발과 기술 이전 및 교육 등 기술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 박사는 "체계적인 계획 아래 도시광산 재활용 과정이 모두 지역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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