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0 판세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30일로 D-50일을 맞는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맞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팽팽한 삼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대선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야권 단일화와 과거사 논쟁, 호남과 부산 경남의 투표 성향 변화 등 이번 대선은 어느때보다 다양한 변수들이 대선 승패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선 승부처가 될 주요 쟁점 사항들을 살펴봤다.
◆단일화 vs 국민대통합, 박정희 vs 노무현
야권의 후보 단일화 문제는 대선의 최대 승부처다. 1997년 'D·J·P' 연합,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카드로 대선 승리를 맛봤던 야권은 단일화를 대선 필승전략으로 인식하고 있고, 여권은 최대 걸림돌로 보고 있다.
단일화는 문 후보 측이 28일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을 제시하면서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문 후보 측 김기식 선대위 미래캠프 기획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 TV 토론 시청 후 패널 조사, 모바일·현장 투표 등 세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단일화에 걸리는) 시간은 12일 정도면 된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선대위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더 나아가 ▷국민의 명령으로 반드시 해야 한다 ▷정책 고리로 가치 연합 ▷대중적 방식의 경선 ▷당적 갖고 단일 후보 출마 등 '단일화 4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즉답을 피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두 후보의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박 후보 측의 국민대통합을 모토로 한 보수층 결집 행보도 향후 대선 정국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미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선대위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에 영입했고, 충청권 기반인 선진통일당을 흡수 합당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기무사령관을 지낸 허평환 국민행복당 대표의 입당도 이끌어 냈다.
'박정희 vs 노무현' 프레임을 통한 과거사 대결도 이번 대선의 특징이다.
박 후보가 '박정희 정부'에, 문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 정치적 뿌리를 두고 있어, 두 정권을 다시 심판대 위에 올려 '실정'을 부각시키는 것이 상대방 후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은 박 전 대통령의 과거사 문제를 최대한 이슈화해 박 후보의 인물 검증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박 후보가 인혁당, 5·18, 정수장학회 등에 대한 잇따른 과거사 입장 발표로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후보 측은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 등을 통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 후보에 대해 칼을 갈고 있다.
◆부산경남·호남 지지 변화?
여야의 최대 텃밭인 부산·경남과 호남 표심이 역대 선거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도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다.
새누리당의 표밭인 부산·경남은 부산 출신인 문·안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박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6대 4 정도로 진다고 가정하고 대선전에 나서는 형편이다. 특히 문·안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부산·경남 지역의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크게 뛸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지역 민심도 변수다. 최근 박 후보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나 정치권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호남에서 문 후보보다 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훨씬 높아 향후 단일화 여파에 따라 여야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널을 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치평론가인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대선과 비교할 때 이번 대선은 후보 간 정책 대결보다 상호 검증에서 큰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며 인물 검증론에 파묻혀 정책 대결이 없는 대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후보들이 영토관, 국가관 등 자질 검증으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마당에 뜬금없이 정책공약을 낼 수는 없는 형편이고, 빨리 내면 낼수록 더 공격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비롯해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문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이 큰 이슈로 부각하면서 정책 대결은 뜨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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