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지역통계정보센터를 구축하자

입력 2012-10-24 07:20:11

최근 계명대 통계연구소에서는 대구경북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대구시에 있는 통계 유관 기관들의 지역통계 활용 및 작성 현황을 조사하였다. 이 조사는 대구지역의 정부 투자 기관과 출연 기관은 물론이고 민간 기관과 시청 산하 기관 등을 포함하는 110개의 기관들을 대상으로 2012년 8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시행되었다. 설문지는 대구시의 지역통계 활용 및 작성 현황을 파악하고 새로운 통계 관련 수요 조사를 목적으로 준비되었다.

먼저 지역통계 활용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들을 살펴보면, 지역통계를 활용한다고 응답한 기관들이 전체 기관의 70.0%였으나 이들 조사 대상 기관들이 통계 연관 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30%의 기관들이 지역통계 활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은 활용도가 상당히 낮음을 뜻한다. 또한 분야별 조사 결과는 대구시 각종 정책 수립을 위한 기본통계인 인구, 사업체, 재정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음을 보여주었지만 이들을 활용하는 기관들의 수가 마찬가지로 전체 대비 70% 수준에 머물러 관련 기관들의 통계 활용에 있어서 개선의 여지가 많음을 시사하고 있다.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는 농림수산업(35.2%), 광공업(39.8%), 전기가스수도(47.2%) 분야였다.

통계 활용이 저조한 이유를 조사해 본 결과 '필요한 통계 자료를 어떻게 구하는지 모른다'와 '작성되고 있는 통계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응답이 전체의 90.0%로 가장 높았으며 '필요한 통계 자료가 작성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8.0%였다. 따라서 대구의 낮은 통계 활용도는 필요한 통계가 작성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작성된 통계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통계 작성 현황을 살펴보면, '해당 통계 작성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통계 작성 담당 기관들 중 8.3%가 불필요하다고 답하였으며 '해당 통계를 다른 기관에서 작성해야 한다'고 응답한 기관들도 13.4%에 이르고 있다. 이는 현재 작성되고 있는 통계들 가운데 일부 통계에 대해 작성 여부 재검토 혹은 작성 기관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통계 조사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조사 기준일자 준수, 규격화된 조사표 사용 등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살펴본 결과, 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 기관은 전체 응답 기관의 59.3%뿐이었다. 이는 통계 작성에 참여하는 다수의 지역 기관들이 체계적인 사전 계획을 통해 정기적으로 조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필요에 따라 조사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결국 정책의 일관성 문제나 예산 낭비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체계적인 통계 작성 및 통계 이용의 활성화는 대구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계 작성과 관련하여 시급히 이행해야 할 일은 활용도에 따른 통계 작성 지속 여부 검토, 통계 작성 담당 기관의 조정, 조사 기준일자와 조사표 등을 포함한 통계 작성 과정 표준화 등이며, 무엇보다 통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 통계에 대한 사용 정보와 통계자료를 제공하는 웹사이트가 효율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통계 활용 및 작성과 관련하여 장기적인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과정은 세 단계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먼저 관련 기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지역통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다음으로 구축된 DB를 토대로 데이터의 입력 등 관리 운영을 위한 지역통계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며, 마지막으로 정보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역통계정보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DB 구축은 시계열자료 등 다양한 자료의 영구적 보관을 가능하게 하고, 정보 시스템 구축은 DB 관리 및 활용을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며, 정보센터 설립은 정책 활용을 위한 전문적인 통계 분석 및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통계 전담 부서 및 전담 인력의 확보는 시급하다. 현재 서울은 두 번째 단계인 지역통계 정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전담 조직(인원 10명)도 확보하여 정보센터 설립을 추진 중에 있고 부산의 경우도 새롭게 구성된 전담 조직(인원 7명)을 중심으로 3단계 과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도 빠른 시일 내에 전담 조직을 만들어 DB 구축 등 3단계 과정을 추진하여 신뢰도 높은 지역통계에 기반한 정책 결정을 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시민의 생활 수준 및 만족도도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김태윤/계명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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